김정주의 승부수…넥슨 몸값 키운 '던파 아버지' 허민에 미래 맡겼다
넥슨·원더홀딩스, 합작법인 2개 설립…마비노기·카트라이더 신작 개발 일임
- 정윤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NXC 대표이사가 '던전앤파이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에 차기작 개발을 일임, '제2 던파' 만들기에 돌입한다.
허 대표는 지난해 넥슨이 신작 부진과 매각 불발로 부침을 겪을 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로, 넥슨과 오랜 연이 있는 김동건 프로듀서와 박훈 디렉터와 함께 차기작의 성공적인 론칭 개발을 목표로 개발에 전념할 계획이다.
넥슨은 위메프의 모회사인 원더홀딩스와 함께 새로운 게임개발사 2개를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신설될 합작법인에서 양사의 지분율은 동일하게 50%씩이며, 20년 전부터 넥슨과 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동건 넥슨 산하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와 카트라이더 개발조직 박훈 선임 디렉터가 각각 합작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는 전체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게 됐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게 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는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한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자다.
2001년 게임사 네오플을 창업한 그는 2005년 '던전앤파이터'를 내놓아 '대박'을 친 후 2008년 네오플을 약 3800억원에 넥슨에 매각했다. 당시 업계에선 업계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기며 '넥슨이 너무 비싸게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던파'는 지금도 중국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등 명실공히 넥슨의 캐시카우(Cash Cow) 구실을 하고 있다.
이후 허 대표는 2009년 원더홀딩스를 창업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던파'의 흥행으로 허 대표와 신뢰 관계를 쌓은 김정주 넥슨 대표는 2015년 7월 원더홀딩스의 자회사인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허 대표와 연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후 2017년 허민 대표는 원더홀딩스 자회사 원더피플을 통해 캐주얼 게임 '프렌즈마블'을 출시하며 게임업계에 복귀했다.
지난해 8월 허 대표는 넥슨의 고문으로 전격 영입돼 게임사업의 구조조정을 진행, 회사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신규 법인 설립 역시 지난해 하반기 넥슨의 신작 게임 개발 논의에 허민 대표가 고문 역할로 참여, 긍정적인 기여를 하면서 보다 직접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별도의 법인 설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신작 개발을 허 대표에게 일임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피파 모바일' 등 고전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의 흥행을 이어가겠단 전략이다.
넥슨 이정헌 대표이사는 사내 공지를 통해 "허민 대표와는 게임 개발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다양한 시도들에 대한 논의를 나눠왔다"라며 "허 대표는 제게 현재에 몰입된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가슴 뛰는 미래에 대한 꿈과 초일류 게임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과 완전히 차별된 별도의 개발 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산출물들이 역동적으로 생산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데 뜻을 모았다"라며 "'마비노기'와 '카트라이더'는 이름 그 자체만으로 넥슨을 대표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IP로, 이 IP를 활용한 신작을 통해 반드시 또 한번의 커다란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는 "넥슨 고문으로 일하면서 넥슨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작들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봤다"며 "보다 직접적으로 프로젝트를 리딩할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 신작들을 성공적으로 론칭해 합작법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신규 법인에 합류하는 직원들에 10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회사 발행 주식의 최대 10%를 임직원 보상으로 할당할 예정이다. 또 영업 이익의 최대 20~30%를 직원들에 돌려주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신규 법인을 이끌게 된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는 2000년 넥슨에 입사해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등 마비노기 시리즈를 비롯해 독창적인 게임들을 개발하며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넥슨 데브캣스튜디오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현재까지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해왔다.
2003년 넥슨에 합류한 박훈 선임 디렉터는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자사의 주요 게임들의 데이터 분석 및 라이브 개발실에서 역량을 발휘했으며 2018년부터 현재까지 카트라이더 개발조직을 이끌어오고 있다.
신규 법인들은 넥슨에서 개발 중인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실과 '카트라이더 지식재산권(IP)' 개발 조직이 합류하게 되며, 독립적인 환경에서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성공적인 론칭을 목표로 개발에 전념할 계획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2004년 출시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마비노기'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게임이다. 캠프파이어, 유저커뮤니티, 연주 등 원작의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판타지 라이프'를 구현할 예정이며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넥슨이 16년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전 세계 3억 8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기반의 신작 게임이다. 콘솔과 PC 등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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