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CT 전환'에 조직 슬림화 속도 내는 KT

2018년부터 직원 감소세…지난해 말 2만명 밑돌아
인건비 감소…AI 등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

김영섭 KT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KT 제공) 2024.3.28/뉴스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공룡 조직 KT(030200)의 몸집이 줄어들고 있다. 1960년대 임직원의 정년퇴직마저 본격화하며 한 때 3만 명에 육박했던 임직원 수는 지난해 처음 2만 명 밑으로 내려갔다.

채용 기조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지며 젊은 조직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김 대표가 목표로 삼은 'AICT 전환'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22일 KT의 202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직원은 1만 9370명으로 전년 동기(2만 117명) 대비 747명(3.7%) 줄었다. 2023년 말(1만 9737명)과 비교해도 367명(1.9%) 감소한 것이다.

KT 직원은 2018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최근 10년간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4~2017년 2만 3000명대였던 직원은 2018년 말 2만 3835명에서 2019년 말 2만 3372명, 2020년 말 2만 2720명, 2021년 말 2만 1759명, 2022년 말 2만 544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말에는 2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타 이통사와 비교하면 직원 감소세는 뚜렷하다. SK텔레콤 직원은 2014년 4253명에서 지난해 말 5579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LG유플러스 직원은 7176명에서 1만 824명으로 증가했다.

주된 요인은 정년퇴직이다. KT는 40년이 넘는 업력에 따라 고연령대 임직원이 경쟁사보다 많은 구조다. KT는 향후 5~6년간 정년퇴직자가 1000여명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조직 효율화 전문가였던 김 대표가 취임 당시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 역시 인력 자연 감소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많다. 그룹 내 핵심 사업을 주도할 1970년대생 미등기 임원 비중도 김 대표 취임 후 늘었다.

김 대표는 통신 역량에 인공지능(AI)과 IT(정보기술)을 더해 회사를 변화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와 맞물린 인력 축소 및 체질 개선은 가속할 전망이다. 앞서 김 대표는 올해 정기주주총회 당시 "구조조정 없이 혁신이 되겠느냐"며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구조조정은 순리에 따라 계속해 나가는 게 기업의 기본 경영"이라고 했다.

절감한 인건비는 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자연 감소 인력에는 모자라지만 KT는 AICT 전환에 힘을 보탤 디지털 혁신 인재 채용에도 주력하고 있다. 연초 진행한 전 직급 채용 당시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에 투입할 경력 사원 비중도 높였다.

KT 관계자는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와 맺은 파트너십의 결과물이 하반기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AICT 회사로의 전환에 맞는 투자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