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료 부담"…케이블TV, VOD 서비스 잇단 유료화
업계 불황 속 이용자 급감…"투자할 이유 없어"
재송신료 두고 지상파 3사와 대립…"공공재적 특성 고려해야"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거듭된 실적 악화로 위기를 맞은 케이블TV 업체들이 무료로 제공했던 지상파 VOD 서비스의 유료 전환을 예고했다. 업계 불황에 VOD 서비스 이용자가 대폭 줄어든 상황 속 지상파에 납부하는 재송신료까지 인상돼 유료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 헬로비전, HCN, KCTV광주방송, 푸른방송, 남인천방송, JCN울산중앙방송, 씨씨에스 충북방송 등 케이블TV 업체들은 최근 이용자들에게 지상파 VOD 전면 유료화 전환을 공지했다.
그간 KBS, MBC, SBS의 VOD는 유료 콘텐츠 제공일로부터 3주 후 무료로 전환되는 서비스(홀드백)가 제공됐는데, 방송사와 공급계약 종료로 인해 9월부터 유료 VOD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케이블TV 업체들이 지상파 3사와 공급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주원인은 '이용자 급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OTT를 통해 바로 제공되고 있고, 방송사들도 자체 루트를 통해 VOD를 공개한다. 홀드백으로 제공하는 케이블TV로 VOD를 시청하는 이용자들이 없다시피 한데 굳이 투자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케이블TV를 통한 지상파 무료 VOD 이용 건수는 2013년 1억 3993만 건에서 2023년 1418만 건으로 급감했다. 10년 새 89.86%가 감소했다. 당연히 VOD 시장 전체 매출액도 쪼그라들었다.
업체가 VOD 서비스 제공 대가로 지상파 3사에 납부하는 재송신료의 가파른 상승도 협상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2023년도 방송시장 경쟁 상황 평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지상파 3사의 재송신료 매출액이 3배 이상 상승했지만, 케이블TV 방송사업 영업이익률은 8.9%p(포인트) 감소했다. 케이블TV 업계는 경영 환경상 재송신료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지난 7월 초부터 지상파 3사와 무료 VOD 이용률 급감에 따른 집중 협상을 진행했다. 홀드백 기간, 무료제공기간, 콘텐츠 분량 조정 등 다양한 옵션을 두고 3~4차례 공문을 발송했고, 구두 협의 등 합의점을 모색했으나 불발됐다. 현재는 대화 창구가 닫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상파의 공공재적 특성을 고려해 방송프로그램의 개념과 저작권 성격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지상파 콘텐츠 영향력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현재의 지상파 재송신 대가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방송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해 채널의 합리적 대가를 산정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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