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익화는 '인프라'로"…B2B서 활로 찾는 이통사들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 성장세 확인
타 기업 협업으로 AI 서비스 시장서도 돌파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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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인공지능(AI) 회사로 체질 변경에 나선 국내 이동통신사의 수익화 전략이 선명해지고 있다.

소비자를 만족시킬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분야는 타 기업과의 협력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즉각적인 성과로 연결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인 예다. AI 수요처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SK텔레콤(017670)은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AI데이터센터(AIDC) 사업 성과를 자신했다.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는 3년이 지나야 매출이 발생하는 반면 AIDC는 바로 매출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며 "AIDC에 에너지 설루션 등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했다. SK텔레콤은 최근 미국 AIDC 통합 설루션 기업 SGH에 2억 달러를 투자하고 AIDC를 포함한 AI 인프라 영역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032640)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매출도 가파른 성장세다. 2분기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917억 원이다. IDC나 AI컨택트센터(AICC) 등이 속한 기업인프라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였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수도권 지역에 7개 IDC를 운용 중인데, 2027년 준공 목표로 파주에 축구장 9개 규모의 초대형 IDC를 짓고 있다. 파주 센터까지 합치면 총 3개의 하이퍼스케일급(10만 대 이상 서버 수용 가능한 규모) IDC를 운영하게 된다.

안형균 기업 AI 사업그룹장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IDC 가동률이 매 분기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AI B2B 사업에서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KT(030200)는 IDC 시장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KT는 국내 최다 규모인 14개의 IDC를 보유 중인데 국내외 테크 기업들이 KT클라우드의 IDC를 빌려 쓰는 '코로케이션'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KT의 2분기 IDC 부문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뤘다. KT 측은 "글로벌 고객 중심 매출 증가와 IDC를 직접 설계·구축·운영(DBO)하는 사업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KT 클라우드 매출도 17.1% 늘었다.

협업도 강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AI 비서 에이닷에 생성형 AI 검색 엔진을 탑재하고 유용한 AI 서비스를 추가해 B2C 사업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구글 대항마'로 부상한 생성형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한국어에 최적화된 검색 엔진을 같이 개발 중이다.

앤트로픽, 오픈AI 등 빅테크 LLM 기반의 멀티 LLM을 갖추고 퍼플렉시티의 검색 엔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형 AI 비서(PAA)도 글로벌에 선보인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KT는 한국 특화형 거대언어모델(LLM)·소형언어모델(SLM)을 시장에 출시한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