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통화 구분, 가짜 목소리 찾고"…AI로 '피싱' 막는 이통사

온디바이스 AI 기술로 보이스피싱 실시간 탐지
'목소리 변조'에도 AI 음성인식 기술로 진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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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가 인공지능(AI) 기술로 '피싱' 범죄를 막는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자체에서 범죄 여부를 판단·대응하도록 하고 목소리 식별 기술도 활용한다.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등장하며 지난해 말부터 피싱 범죄가 증가세를 보이자 유관 정부 부처 등과 손잡고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T(030200)는 연내 휴대전화에서 실시간 보이스피싱 위험도를 탐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외부 연동 없이 동작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것으로 피해 우려가 높다고 판단되면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담길 예정이다.

KT는 불법 스팸을 필터링하는 'AI 클린 메시징 시스템'도 활용 중이다. 필터링 정확도는 99% 수준이며 3년간 일평균 150만 건 이상의 스팸 데이터를 학습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번호를 네트워크상에서 긴급 차단할 수 있는 '긴급 망 차단 서비스'도 적용했다.

그간 범죄에 활용된 회선을 중단하려면 최소 하루 이상이 소요됐지만 해당 시스템에선 즉시 전화 수·발신을 차단할 수 있어 신속한 이용자 보호가 가능하다.

SK텔레콤(017670)도 실제 피해 사례를 학습한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피싱·스미싱 범죄를 막는 기술을 선보인다. AI가 통화 문맥을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의심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한 뒤 위험 요소가 확인되면 본인이나 가족에게 알림을 주는 기능 등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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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032640)는 자체 AI 기술 '익시'를 활용해 개발한 목소리 식별 기술(화자 음성인식)로 대응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발화자 음성의 특징을 분석해 사전에 등록한 사람과의 동일 여부를 확인해 준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AI를 활용해 가족의 음성으로 바꿔 전화를 걸더라도 AI가 기존 등록된 가족, 지인의 목소리와 비교해 진위를 판별할 수 있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계좌나 돈 등 범죄 연관성이 있는 특정 단어를 감지하면 '위험' 문구도 표출한다.

보안 업계에선 교묘해지는 범행 수법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피싱 범죄는 발생하면 피해 회복이 쉽지 않아 예방이 중요하다"며 "효과를 보려면 AI 등을 활용한 대응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