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결합 시너지"…SKT, 웨이브 살리기 안간힘
웨이브 결합한 '우주패스 넷플릭스' 출시…"후광 효과 기대"
분리 구독 불가능…"원치 않는 추가 요금 지불" 아쉬움도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SK텔레콤(017670)은 지난 28일 '우주패스 넷플릭스'를 출시했다. 자사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를 통해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상품으로, SK텔레콤은 "이번 상품 출시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3사가 지난해 9월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건 상품 구성이다. 상품명과 달리 넷플릭스 서비스만 제공하지 않는다.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가 결합해 있다.
우주패스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용자는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다드(5500원), 스탠다드(1만 3500원), 프리미엄(1만 7000원)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웨이브 콘텐츠 팩(7900원)이 결합하는 구조다.
SK텔레콤은 두 서비스를 결합해 최대 10%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월 결제 금액은 최소 1만 2000원부터 최대 2만 3400원이 된다. SK텔레콤은 8월 31일까지 광고형 스탠다드를 선택하는 고객에게 2개월 동안 월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론칭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넷플릭스 구독 상품에 웨이브를 결합한 배경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웨이브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웨이브의 최대 주주는 SK스퀘어로 4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웨이브의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7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1178억 원에서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가입자 수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떨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화했다. 높아진 제작 단가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약점이다.
티빙과 합병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일부 주주 간의 견해차로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적자 탈출과 원활한 합병이 당면 과제인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출시된 넷플릭스 구독 상품에 웨이브를 추가시킨 것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넷플릭스의 후광효과를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도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웨이브를 살리기 위해 이같이 상품을 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이용자를 자사 구독 상품으로 유입시켜 웨이브 가입자와 MAU 증가 등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분리할 수 없는 시스템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넷플릭스만 구독하고 싶은 이용자도 있는데 구독하지 않는 웨이브까지 포함돼 원치 않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모두 구독하는 이용자에겐 매력적일 수 있지만, 넷플릭스 하나만 구독중인 이용자가 추가 금액을 내고 상품을 이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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