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할당 못한 28㎓ 대역…ICT 기금 확보 '난항'

주파수 할당 대가 비중 커…28㎓ 대역 표류로 기금 조성 타격
주파수 할당 계획 담긴 '스펙트럼 플랜' 주목…7월 발표 가능성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네이버 라인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5.1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제4 이동통신사' 자격 취소 사태로 5G 28㎓ 대역 주파수가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할당 대가로 충당해야 할 ICT(정보통신기술) 기금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7일 청문 이후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자격을 취소할 방침이다. 취소가 최종 확정될 경우 통신 3사가 반납한 이후 주인이 없던 28㎓ 대역은 다시 떠돌이 신세가 된다.

제4 이통 사업을 포기하지 않은 과기정통부는 연구반을 꾸려 28㎓ 대역 활용 방안 포함 주파수 정책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28㎓ 대역의 최대 약점인 떨어지는 사업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제4 이통 사업 취소는 ICT 기금 조성에도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ICT 연구개발에 쓰이는 ICT 기금은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으로 구성되는데, 주파수 할당 대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ICT 기금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ICT 기금 규모는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지난 4월 "차입을 통해 재정을 충당하는 상황"이라며 기금 조성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주파수 할당 대가로 기금을 충당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데, 상황이 여의찮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 통신 3사를 대상으로 경매를 통해 대역별 5G 주파수를 할당했는데, 통신 3사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8㎓ 대역을 순차적으로 반납하면서 기금이 감소했다.

올해 초 스테이지엑스가 28㎓ 대역을 4301억 원에 낙찰받으면서 기금 조성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지만,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리면서 이마저도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격 취소가 확정될 경우 스테이지엑스의 1차 납부금 430억 원도 반환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 주파수 스펙트럼 플랜에 이목이 쏠린다. 향후 주파수 할당 정책 방향과 계획 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017670)이 2년 전부터 요구해 온 3.7~3.72㎓ 대역 할당 여부 및 2026년 만기 되는 3G·LTE 대역 재할당 계획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신규 대역이 경매로 나와 통신 3사가 할당받을 경우, ICT 기금 조성과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신사가 현재 통신 관련 투자를 축소하고 인공지능(AI)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주파수 경매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3.7~3.72㎓ 대역 할당과 관련해 "시간이 많이 흘렀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아닌가 싶다"며 이전과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주파수 스펙트럼 플랜은 당초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지만, 제4 이통 취소 여파로 발표 시점이 미뤄진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스펙트럼 플랜은 주파수 공급 계획이라 주파수 제도 개선과 다른 문제"라면서 발표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안으로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