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분기 영업익 1조 회복에도…"투자 여력 없다" 울상
ARPU·5G 가입자 감소세…"향후 수익 악화 전망"
수익 방어 위해 마케팅비 등 영업 지출 줄이기 나서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이동통신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회복할 전망이다.
다만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향후 영업이익이 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마케팅비 등 영업 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은 1조 2555억 원으로 추산된다.
통신사 별로는 SK텔레콤이 5014억 원, KT가 5039억 원, LG유플러스가 2502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과 KT는 전년 동기 대비 1.34%, 3.65%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3.84% 감소했다.
통신 3사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1조 241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2분기와 3분기에도 연속으로 1조 원을 돌파했는데, 4분기 7582억 원으로 1조 원을 밑돌았다. 그러다 1분기 만에 다시 1조 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 상승 요인이 영업 비용을 제한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금액을 투입할 이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전망도 밝지 않다. 수익을 가늠할 핵심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감소세에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각각 2만 9562원, 2만 519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13.5% 줄었다. KT만 3만 4302원으로 선방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통신 3사 평균 이동전화 ARPU 하락률은 2023년 2%에서 2024년 4%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5G 가입자 역시 마찬가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5G 가입자는 3280만 8121명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지만, 이는 2022년 5G 가입자 증가율인 34.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향후 실적 악화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통신 3사는 수익 방어를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게 마케팅 비용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합산 마케팅비는 1조 9600억 원으로 전 분기(1조 9676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던 마케팅비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한 것도 마케팅비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신 3사 모두 AI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AI 컴퍼니 전환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통신사 간 경쟁 효과도 미미하다. 중저가 요금제 및 전환지원금이 신설됐지만 통신사가 비용 투입에 소극적이다 보니 좀처럼 경쟁의 불씨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투자 여력이 없는 통신사들이 눈치 싸움을 펼치고 있다"면서 "새 국회가 들어서고 통신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소극적 기조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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