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호갱 만든 단통법, 굿바이…이번엔 단말기 좀 싸게 사나

지원금 늘어날 것…"과거처럼 경쟁 활성화 기대하기 어렵다" 반론도

22일 민생토론회를 개최한 정부가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핸드폰 매장의 모습. 2024.1.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서장원 기자 = 정부가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전격 폐지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지원금 공시 및 유통망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상한제가 사라지면 경쟁에 따른 지원금 확대가 예상된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종전 보다 싸게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게 돼 일단은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다섯 번째, 생활 규제 개혁'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정부는 그동안 국민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이통사와 협의해 중간 요금제를 출시하고, 3만원대 5G 요금제 최저구간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이동전화 요금 부담경감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며 이같은 노력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백만원이 훌쩍 넘는 단말기 구매 가격이 가계 통신비 부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 배경이다.

이 때문에 가계 통신비 부담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줄이고자 단말기 구매 문턱을 낮추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했다. 정부는 단통법이 폐지되면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 활성화로 단말기 지원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공론화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원금이 일괄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 과거처럼 일부 고객은 단말기를 비싸게 구매하는 일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각 매장이나 단말기에 따라 휴대폰 지원금이 다를 수 있어서다.

단통법 폐지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만한 완충장치 고민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부작용으로는 과도한 보조금 지원에 따른 알뜰폰 사업자 피해, 판매점들의 과도하고 차별적인 판촉 행위 등이 꼽힌다.

또 통신 업황이 좋지 않아 통신사들이 출혈을 감수하고 보조금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 경우 단말기 가격 하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휴대폰 산업이 성장기에 있을 때는 출혈 경쟁을 감수하더라도 고객을 최대한 확보해야 기업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였다"며 "반면 현재는 산업 자체가 성숙기를 넘어선 상태여서 고객 유치에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