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나가면 못쓰는 동시 통역…SKT 에이닷 통역콜 "아직은 미완성"

영어·일본어·중국어 통역 가능…"한문장씩 천천히 말해야"
인식률·오역 개선 필요…해외에서 사용 제한

SK텔레콤은 이달 14일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에 통역콜 서비스를 신규 추가했다.(SKT 제공)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에서 통역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전화 중 실시간으로 음성 통역을 해주는 서비스다.

국내 최초로 전화 통역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지만 인식률 및 오역 개선 등은 숙제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14일 에이닷에 통역콜 서비스를 신규 추가했다.

에이닷 이용자는 전화 수발신 시에 다이얼 하단의 통역콜 아이콘을 누르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거나 영상 통화 상의 툴을 이용해서만 통역이 가능했다. 전화 상에서 실시간 통역이 되는 것은 국내 최초다.

통화 상대방이 아이폰을 쓰지 않거나 에이닷 이용자가 아니어도 통신사나 운영체제(OS)와 무관하게 통역콜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출시를 준비 중이다.

상대방과 본인의 언어를 각각 설정할 수 있다. 목소리 스타일, 말하기 속도 등도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다. 목소리 스타일은 '아리아', '티파니' 여성 두명과 '올리버' 남성 등 세가지다. 속도는 0.8배속과 1.2배속으로 바꿀 수 있다.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고 통역 시작 버튼을 누르자 '잠시만요, 지금부터 통역을 위해 통화 내용이 번역기로 전달됩니다'는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번역기를 따로 쓰지 않고도 대화가 즉각 통역된다는 점은 장점이다. 다만 문장을 끊지 않고 계속 말하거나 주변 소음이 있으면 통역이 매끄럽지 않다.

특히 여러 문장을 한번에 말하면 문장이 자의적으로 끊겨서 번역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번역과 대화가 겹쳐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문장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끊어서 차근차근 말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과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무리다.

SK텔레콤은 이달 14일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에 통역콜 서비스를 신규 추가했다.(SKT 제공)

인식률과 오역의 개선도 필요하다. 미국식 발음의 표준 영어를 구사하지 않을 때 인식률이 떨어졌다.

웃음소리나 숨소리를 'Yes'라는 단어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Does that sound better?'(그게 더 나은가요?)라는 문장을 '그게 더 듣기 좋은가요?'라고 직역하거나 'I didn't catch that'(못 들었다)이란 문장을 '잘 못 잡았어요'로 오역했다.

해외에서 걸려 오는 전화를 받을 때와 해외로 전화를 걸 때 모두 통역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번역 서비스 자체는 무료지만 이와 별개로 국제전화 요금은 과금된다.

통역콜은 톡화 녹음, 요약(텍스트)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통화 음성은 녹음돼 저장 가능하다. 또 통화 중에는 언어 변경이 불가하고 통역콜 기능을 자유롭게 껐다 켤 수 없다.

폭발적 반응을 받았던 통화 녹음 기능과는 달리 통역콜 서비스 수요가 충분할지는 의문이다. 현재는 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해외에서는 쓸 수 없다. 해외에서는 에이닷 앱 이용 자체가 불가하다. 한국어를 쓰지 못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g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