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방송3법 문제점 있어…국회 다시 의결해달라"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두고 국회가 다시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방통위는 입장문을 내고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법안은 야당이 여·야간 합의 없이 상임위부터 본회의까지 강행처리한 것"이라며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여야는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방송3법을 국민의힘 불참 속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한국방송공사(KBS)와 문화방송(MBC),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고 추천 주체를 전문가 집단과 시청자 등으로 다양화해 정치권, 특히 여권의 입김을 줄이는 게 골자다.

방통위는 "법률안의 문제점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안 재의 요구안'을 제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사회의 각 분야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이사 21명 중 국회 추천 인사 5명을 제외한 16명이 모두 방송 분야로 편중이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국회에서도 방송 분야 이사를 추천한다면 그 편중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또 이사는 방송뿐만 아니라 경영·경제·법률·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천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직종 대표 단체의 경우 법적 지위가 불분명한 단체도 있고 여러 단체 중에서 3개 단체만이 대표성을 갖는다고 할 수도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공영방송 이사회의 편파성과 비효율성도 우려했다. 방통위는 "특정 이념에 편향적인 단체들이 추천한 이사들로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해 편파성이 우려된다"며 "방송사 집행부나 노조대표 등이 선정하는 시청자위원회가 이사를 추천하도록 해 이사회의 공정성이 침해될 우려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사 수를 대폭 확대하면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법안 처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고도 꼬집었다. 방통위는 "지난 20대 국회에서부터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진전을 보지 못한 사항"이라며 "정권이 바뀌고 나서 강행처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논의는 이사 수를 늘리는 외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여 공영방송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영방송 제도의 전면적 개편"이라고 말했다.

g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