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순위 기싸움…"계량기 통신 개통도 가입자냐?" 설전
21년 만에 LGU+ 역전…사람 아닌 사물 회선 급증 때문
휴대폰 가입자 순위는 여전…"수익성 영향 제한적"
- 윤지원 기자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최근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 간의 가입자 순위 공방에서 '진짜 이용자가 누구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무선 가입자 순위를 두고 양사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알뜰폰을 제외한 무선 가입자 수 기준 KT를 역전하자 KT가 곧장 반박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날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알뜰폰과 기타 회선을 제외한 LG유플러스 무선 가입자 수는 약 1802만명으로 약 1713만명을 기록한 KT를 역전했다. 기타 회선은 통신사의 설비 관리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기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기준 1667만여명에서 불과 한달 사이에 약 135만명이 늘었다.
LG유플러스가 KT를 넘어선 건 지난 2002년 3사 체제가 자리 잡은 이후 21년 만이자 과기정통부가 통신 통계를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통신사 순위가 뒤바뀌는 것 아니냐며 시장이 들썩이자 KT는 즉각 반박했다.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가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저가 입찰 방식으로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가 집계하는 통계는 용도에 따라 휴대폰,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 그리고 사물지능통신 등으로 구성된다.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는 태블릿PC나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를 말한다.
사물지능통신 이른바 사물인터넷(IoT)은 차량관제, 원격관제, 무선결제 등 사물에 장착된 통신 회선을 말한다.
원격관제 부문은 전기나 수도 등 계량기에 설치되는 통신 장비가 있다. 통신을 개통하고 계량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상 사용 유무를 판단하는데 사용된다.
휴대폰만 봤을 때 이통3사 순위는 동일하다. SK텔레콤이 2310만명, KT 가입자는 1359만명, LG유플러스가 1101만명이다. 휴대폰 가입자로만 따지면 KT 가입자가 LG유플러스보다 약 258만명 더 많다. 시장 점유율도 기존 5대3대2 비율과 같다.
휴대폰 가입자 중에서도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는 KT가 더 많다. 지난 9월 기준 KT의 5G 가입자는 951만명인 반면 LG유플러스는 682만명이다. 올 3분기 양사의 무선 서비스 ARPU는 각각 KT 3만3838원, LG유플러스 2만7300원이었다.
반면 IoT 회선 수는 LG유플러스가 KT보다 382만회선 더 많다. LG유플러스가 600만회선, KT가 218만회선이다.
KT는 이 중에서도 계량기 등에 활용되는 이른바 '원격관제' 회선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양사 간 원격관제 회선 수 차이는 352만회선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약 200만 규모에 달하는 수주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달 7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저희는 원격관제 분야에서 최저가 입찰로 월 1000원 못 미치는 요금을 받으면서 수백만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IoT 사업 수익성은 휴대폰에 비해 낮다. 이 때문에 KT는 IoT 회선 수 차이가 당장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IoT의 ARPU는 휴대폰 대비 5% 수준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도 IoT 사업을 통해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IoT 사업은 성장성이 있다. 휴대폰 통신 시장 규모가 약 23조원에 달하는 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포화 상태인 반면, IoT 시장은 아직 수천억원 수준이지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g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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