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원 시장 선점"…ICT 기업 격전지 된 '중간물류'

수작업에 비효율↑…디지털전환 요구 커
LGU+ 가세…KT, 티맵, 카카오 등 격돌

LG유플러스가 출시하는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 (LG유플러스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시장 규모가 37조원(2020년 추산 기준)에 달하는 중간물류(미들마일) 영역에 국내 이동통신사와 플랫폼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미들마일은 제조공장으로부터 물류센터·판매처를 잇는 운송 시장으로 ICT 업계에선 디지털전환(DX) 역량을 뽐낼 '기회의 땅'으로 평가된다.

22일 IC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내 출시한다. 플랫폼을 키워 3년 내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화물잇고는 화주로부터 화물 운송을 의뢰받아 차량을 배차하는 주선사와 화물차 기사인 차주를 이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주선사가 웹으로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가 앱에서 원하는 화물을 직접 고를 수 있다.

유턴 불가 구간, 터널·교량 높이 제한 정보 등을 담은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을 제공한다. 화물 운송료 전용 결제 카드도 도입해 30일가량 걸리던 대금 지급 기간을 1일 이내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미들마일은 물류산업 운송 단계 중 '퍼스트마일'과 '라스트마일' 사이다. 그간 미들마일은 운송 중개 업체 직원이 차주와 전화로 소통하며 화물을 배정해 배차 오류나, 운송료 정산 지연 등의 문제가 빈번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화물잇고'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강종오 LG유플러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 상무. 2023.10.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물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미들마일 시장은 ICT 기업 간 격전지가 됐다. 미들마일 중개 플랫폼 '화물마당' 지분(49%)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선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트럭커' 출시를 앞두고 있다.

KT(030200)가 지난해 디지털 물류 전문 자회사 롤랩과 손잡고 출시한 '브로캐리'의 차주 회원 수는 1만2500명을 넘어섰다. SK스퀘어(402340)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도 '티맵화물' 서비스를 선보였다. 티맵은 2026년까지 화물 분야에서만 최소 1조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겠다는 성장 전략도 최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에 비해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던 국내 미들마일 시장은 ICT 기업들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본·기술력을 앞세운 대형 ICT 기업들의 진출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수 있으나 기존 중소 운영사들이 자생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