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가능성' 토종 생성형 AI 시장…통신사도 잰걸음

[K 인공지능 下]공격적 투자·해외 동맹으로 기술 격차 좁힌다
"빅테크 공세 속 특화 모델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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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토종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 국내 이동통신사도 뛰어들었다.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에 견줘 출발이 늦은 만큼, 공격적인 투자는 물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으로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선점 효과가 큰 AI 시장에서 국내외 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SK텔레콤(017670)은 이달 13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1억달러(1300억원)를 투자했다.

앤트로픽은 2021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세운 회사다. SK텔레콤은 이 회사와 협업해 한국어, 영어, 독일어, 일본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을 포함한 다국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자사 AI 플랫폼 고도화에도 주력한다.

국외 기업과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달에도 글로벌 대표 통신사와 연합체를 결성했다. '도이치텔레콤·싱텔·이앤그룹' 등 총 12억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한 통신사와 함께 공동 플랫폼을 구축,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KT(030200)는 'AI 풀스택'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풀스택은 AI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반도체·클라우드·소프트웨어)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응용 서비스(LLM 등)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다.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붙은 국내 통신 3사 로고. (뉴스1 DB) /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투자도 적극적이다. KT는 지난달 AI 연산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2021년 40억원에 이은 두 번째 투자다. 지난해 7월에는 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썼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초거대 AI '믿음'을 중심으로 AI 생태계 확장에도 나선다.

통신사들은 AI 콘택트센터(AICC)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AICC는 AI 기반 고객센터다. 대기 시간 없이 AI 챗봇·콜봇 등으로 24시간 상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오랜 기간 콜센터를 운영하며 쌓인 노하우에 AI 기술력을 더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서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최근 국내 AICC 개발사 페르소나AI의 3대 주주가 됐다. SK텔레콤은 페르소나AI의 챗봇·콜봇 상품에 자사의 상담원 콜 분배 시스템 등을 결합해 비용 부담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AICC 분야 선두격인 KT는 오는 2025년까지 연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는 그룹 계열사인 LG CNS 등과 손잡고 구독형 AICC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다수 AI 기업이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수익화 모델을 꾀하는 상황이라 맞춤형 서비스의 중요성도 대두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AI 시장과 달리 분야별 특화 모델을 만든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