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칸막이'에 사업 애로…스타트업 간 협력 활성화도 필요해"

중기부, 유망 스타트업 만나 애로사항 청취
인재 육성 다양화·테스트베드 마련 등 건의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6에서 열린 '도전! K-스타트업' 수상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서로 다른 산업을 융합한 사업 모델이다 보니 정부 과제에 참여할 때 어느 곳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인재를 육성하고 매칭하는 지원은 많은데 제조 전문 인력을 키우는 정책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스타트업 대표들이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기업 성장을 위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대부분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딥테크 스타트업들이다. 정부 주관 창업경진대회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정부의 세심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크게 △융합 산업에 대한 지원 △하드웨어 인재 육성 △스타트업 간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건의했다.

초음파 의료기기를 활용해 뇌혈관 장벽에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보유한 뉴머스의 박주영 대표는 융합 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의료기기와 신약을 융합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정부 부처를 찾아가면 의료기기를 담당하는 사무관과 신약을 담당하는 사무관이 다르다"며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는 사업이기에 정부도 여러 부처에 지원과 제도화 등을 관리받아야 하는데 (소관 업무가 다르다며) 이 부처, 저 부처간 핑퐁게임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부 과제에 참여할 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신약 사업에 참여하면 의료기기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의료기기 사업에 참여하면 신약이라는 이유로 제외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다.

융합 산업에 대한 칸막이 기준 애로는 또 다른 바이오 스타트업에서도 있었다.

김지나 브레디스헬스케어 대표는 "정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의료기기, 디지털헬스케어, 소재·부품·장비 중 한 가지만 선택해 지원해야 한다"며 "모든 가치사슬을 연결하는 사업임에도 하나의 과제에만 선정되면 회사의 가치가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인재 육성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현재 정부의 인재 육성·매칭 사업은 소프트웨어 인력에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정상연 디자인앤프랙티스 대표는 "정부의 인재 매칭도 개발자 인력이 대부분인데 채용 시장에는 개발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양한 산업의 인재 매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자센서를 개발하는 이덕영 OAQ 대표 역시 하드웨어 인재 육성과 매칭에 대한 필요성을 요청했다.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것에 집중돼 있는 중기부의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스타트업끼리도 진행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김지나 대표는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중에서도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는 곳이 많다"며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스타트업과 스타트업도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산업 특화 전시회 지원, 수도권 인근 테스트베드 마련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오 장관은 "오늘 나온 의견 중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빠르게 추진해 보겠다"며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도움을 줄 테니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을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답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