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후 온누리상품권 선물하기 막히는데…운영사 진실공방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업 이관 두고 웹케시·조폐공사 갈등
11일부터 모바일 기업구매·선물하기 중단…"대응책 모색 중"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을 운영할 한국조폐공사와 기존 사업자 웹케시(053580)그룹 간의 진실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두 사업자 간의 이관 작업이 늦어지면서 오는 10일 이후부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선물하기 기능과 기업구매가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갈등은 오히려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오는 3월부터 카드형 온누리상품권과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통합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플랫폼을 내놓고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폐공사는 지난 2024년 8월 통합 온누리상품권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운영사업 입찰 과업은 지난 1일부터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었지만 조폐공사의 운영 준비가 끝나지 않아 기존 사업자인 웹케시그룹 비즈플레이가 2월까지 계약을 연장해 운영하는 중이다.
웹케시 측은 1월 1일부터 신규 플랫폼이 운영되지 않을 경우 설 연휴 등을 전후해 온누리상품권 '결제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사업 손실을 감수하고 연장 운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으로 봤을 때 오픈이 예정된 오는 3월 1일에도 통합 플랫폼이 출범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웹케시의 주장이다. 테스트 기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관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석창규 웹케시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3월 1일 정상 오픈이 불가하다는 사실은 조폐공사도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만약 정상 오픈한다면 티몬·위메프 사태보다 몇 배 (피해가) 큰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조폐공사는 입장문을 통해 "3월 1일 정상 오픈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1월부터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월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해 최종 점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통합 플랫폼 정식 오픈이 늦춰지면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오는 11일부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선물하기 기능과 기업구매가 중단될 예정이다. 웹케시 추산에 따르면 설 특판 기간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기업 구매 및 선물하기 액수는 400억~500억 원에 달한다.
조폐공사는 이와 관련해 "법인카드, 계좌이체 구매 기능 및 직원별 상품권 대량발송 등 기업구매 웹사이트 구축을 완료했다"면서도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경우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웹케시가 조폐공사로 데이터를 이관하는 과정에서는 '갑질' 논란도 일었다. 조폐공사가 웹케시에 핵심 기술이 담긴 플랫폼설계도(ERD) 제출을 요구하면서다.
조폐공사 측은 데이터 분석을 완료했지만 검증 결과 일부 오류가 확인돼 원활한 검증 작업을 위해 부득이하게 ERD 자료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웹케시가) 확인되지 않은 이슈를 제기하며 업무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웹케시는 "이관을 위해 '스펙'이 아니라 'ERD'를 요구하는 것은 사업자 변경 시 전무한 사례"라며 "ERD에 대한 정보보호확약서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확약서를 받지 못해 재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웹케시 측은 2월까지 한 차례 업무 연장을 수락하며 조폐공사 측에 자체 기술력 없이 '불법 하도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폐공사 측은 "2019년 7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자격을 획득하고 현재 디지털 지역사랑상품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발주처인 소진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비즈플레이와 조폐공사 간 이관 작업 관련 의견 차이와 이관 데이터 검증 중 오류 발생 등으로 일부 일정 지연이 있으나 소진공의 중재를 통해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다양한 전략을 통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며 "소상공인이 영업을 어떻게 하면 잘할까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런 부분까지 우려를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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