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안 보려고 돈까지 내는 시대…광고상 5관왕 휩쓴 스타트업
[퍼스트클럽] 임하은 소프트스피어 대표 인터뷰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국내 광고대상 5관왕 수상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30초짜리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광고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회사가 있다.
소비자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사 소프트스피어는 이와 같은 참여형 광고로 올해 국내 광고대상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수상이다.
임하은 소프트스피어 대표는 "사람들이 각자의 SNS에 자발적으로 상품을 올리도록 유도하는 게 디지털 마케팅의 궁극적인 방향이 될 것"이라며 "소프트스피어는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광고 에이전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스피어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10대부터 30대까지 이르는 MZ세대에게 이미 익숙한 콘텐츠다. 단체 메신저 방에서 공유되는 MBTI·심리·궁합 등 여러 '참여형 테스트'가 대표적인 예시다.
소프트스피어가 이와 같은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주목한 건 2020년이었다. 당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해당 시장의 잠재성을 주목했다.
임 대표는 "콘텐츠의 흐름이 사진에서 영상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그다음은 어떤 형태가 유행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보고 이를 다음 세대 광고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소프트스피어는 정식 법인이 아닌 뉴미디어 종합 콘텐츠 기업 '더에스엠씨그룹'의 사내벤처로 출범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을 위해 출범한 소프트스피어는 태스크 포스(TF) '방구석연구소'를 구성해 운영했다.
더에스엠씨그룹의 미래전략본부를 이끌던 임 대표는 방구석연구소가 꾸려진 직후 준비한 콘텐츠를 공개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첫 번째 콘텐츠를 내놓자마자 사이트에 접속이 몰렸고 당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화제성이 확인된 이후에는 저절로 광고가 붙기 시작했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는 지금의 인터랙티브 콘텐츠형 광고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사내벤처로 출범한 지 약 1년 만에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성과도 거뒀다.
인터랙티브 콘텐츠형 광고의 특징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통적인 광고와 달리 '내 선택에 따라 나만의 결과'가 나오는 다양성에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광고에 대한 거부감과 불신을 거두고 저마다의 결과를 지인들과 공유한다. 지인들이 선택한 결과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광고 효과는 증폭된다.
실제로 2020년 9월부터 시작한 방구석연구소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지난 11월까지 누적 조회수 7000만 회를 달성할 정도로 참여도가 높게 나타난다.
올해 국내 광고대상에서 5관왕을 차지한 것도 이와 같은 광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프트스피어는 올해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소셜커뮤니케이션 부문 은상을 차지했고, 대한민국 디지털광고대상에서 △데이터활용 마케팅 부문 금상 △프로모션 부문 대상·동상 △CSR 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
광고주들도 △국민통합위원회 △LG전자 △빙그레 △GS25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등 다양하다. 이들과 협업한 광고 역시 전면에 서비스를 내세우는 게 아닌 참여형 콘텐츠로 구성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에서 강점을 보유한 소프트스피어는 올해부터 영상, 오프라인 등 다양한 광고 캠페인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일종의 사업 확장인 셈이다.
그럼에도 광고 전략의 방점은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찍혀 있다. 개인의 SNS가 모두 미디어가 된 시대에 가장 효과적인 광고는 이용자가 스스로 참여하는 광고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얼마든지 보지 않을 수 있는 세상에서 내 지인의 SNS에 광고가 올라오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만약 어떤 회사의 브랜드가 소비자의 SNS에 자발적으로 올라오고 있지 않다면 그 브랜드는 도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소프트스피어가 고민하는 지점도 '어떻게 하면 광고주의 브랜드가 SNS에 올라올 수 있을까','사람들이 SNS에 자발적으로 상품을 업로드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에 있다.
소프트스피어는 2025년부터 '세마리토끼'로 사명을 변경하고 이와 같은 고민을 풀어나갈 예정이다. 소프트스피어의 강점이었던 인터랙티브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광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명 변경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확장하기 위한 리브랜딩입니다. 에이전시-브랜드-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결과물을 만들고자 합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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