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통→재무통' 대표 교체하고 '희망퇴직' 칼 빼든 깨끗한나라
손실·금융비용 컸다…구조조정 단행
순손실 급증…이동열 내정자 '비용절감' 특명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깨끗한나라(004540)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과 이에 따른 실적 악화가 심화되자 재무통 출신 이동열 전무를 신임 각자대표로 내정하고 '비용 절감'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 받고 구조조정 과정을 마무리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현재 희망퇴직은 모두 끝난 상황이고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긴 어렵다"고 전했다. 퇴직 규모는 '소규모'라고만 언급했다.
이번 깨끗한나라의 구조조정 결정은 지난 3일 김민환 대표를 이동열 전무로 전격 교체한 결정과 맞물린다.
그동안 깨끗한나라는 최병민 회장의 장녀인 '마케팅 전문가' 최현수 대표와 인사통인 김민환 대표가 각자대표 체제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마케팅전문가와 인사전문가만으로는 악화하는 업황 속 깨끗한나라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최현수, 김민환 각자대표 시절 깨끗한나라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오너2세인 최 대표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올라선 첫해였던 지난 2020년 깨끗한나라의 매출액은 5916억 원, 영업이익은 521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깨끗한나라의 매출액은 5149억 원으로 2020년 대비 13% 줄었다. 영업이익은 189억 원 큰 폭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올 들어서는 수익성을 일부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순손실이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3분기 깨끗한나라의 영업손실은 1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분기순손실은 93억 원에서 13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순손실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깨끗한나라 측 설명이다. 3분기에는 홍해 사태 장기화와 중국 제조업체의 선복 수요 증가로 해상 운임이 상승해 손익이 악화했다.
해외 업체가 한국으로 진출한 점도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인도네시아의 제지회사 아시아펄프앤드페이퍼(APP)는 모나리자와 쌍용C&B를 인수하며 국내 제지업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도 늘었다. 3분기 말 기준 깨끗한나라의 유동부채는 3310억 원으로 이중 가장 규모가 큰 차입금 및 사채 규모가 2637억 원을 차지했다. 지난 2023년 말에 비해 39%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른 3분기 이자비용은 1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101억 원보다 22억 원 늘었다.
결국 깨끗한나라는 지난 3일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 '재무통'으로 통하는 이동열 전무를 신임 대표로 내정하며 최현수·이동열 대표 체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동열 전무는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에서 회계와 금융업무를 22년간 맡아온 '재무통'이다. 지난 2022년 깨끗한나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한 이 전무는 사내에서 불필요한 비용 절감과 효율적 자원 배치를 위한 활동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 단행도 '비용절감'이라는 큰 틀에서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나라는 이번 인사와 함께 신사업을 위한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경영관리 측면에서 CFO 조직과 전략구매실을 통합하기도 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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