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얼어붙은 中企, 공정위원장 만나 "중심 잡고 도와 달라"(종합)

중소기업계,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초청해 간담
계엄 이후 상황 전한 업계…한기정 "中企의 버팀목 될 것"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간담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12.3 비상계엄과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경제 환경이 얼어붙은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중심을 잡고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침체한 경제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을 공정위가 중심을 잡고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기정 위원장은 오는 2025년 중소기업이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소기업계, 계엄 후 어려움 호소…공정위에 역할 당부

17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 위원장을 만난 중소기업계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받는 피해를 토로했다.

김기문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비상계엄과 탄핵안 가결로 나라 분위기도 침체하고 연말 온기를 기대하던 분위기도 급격히 싸늘해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중소기업은 지난 11월까지 수출(실적)이 좋아서 일본만 꺾으면 5위로 오를 뻔했는데 계엄 이후 상당 부분 수출이 취소되거나 여러 가지 안 좋은 사안들에 대한 뉴스가 있는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 회장은 "대외 신인도가 급락하며 환율도 1400원을 넘고 수출 환경이 안 좋아졌다"며 "대게 수입 원자재를 6개월 유산스(기한부어음)로 들여오는데 1400원에 결제해야 하니 수출을 해도 적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을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납품대금 연동제의 조속한 현장 안착을 도와 중소기업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외에도 △하도급 대금 연동 대상 확대 및 실태조사 강화 △불공정거래 과징금을 활용한 피해 중소기업 지원 △협동조합 공동사업 관련 '공정거래법' 적용 배제 보완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부당특약 무효화 규정 신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 등 현장 애로 19건을 전달했다.

김 회장은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에서 그동안 공들인 대중소기업 상생문화가 자칫 흔들리거나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위가 중심을 잡고 적극 중소기업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한기정 "中企가 핵심 성장동력 되는 것이 내년 핵심 목표"

중소기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한 한 위원장은 올 한 해 중소기업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해 펼친 정책들을 언급하며 오는 2025년도에도 이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우리 경제의 전망 또한 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 그림자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더 깊게 드리우는 만큼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공정거래 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납품대금 연동제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연동제의 도입 취지를 훼손하는 탈법 행위는 지속해서 점검해서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2025년 공정위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점을 핵심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청사진은 현장의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책, 그래서 더 많은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 위원장과 김 회장을 비롯해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정광천 이노비즈협회장,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