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제조 中企에 빛드나…중기부, E-7 비자추천권 가동

외국전문인력 고용추천·숙련기능인력 전환추천 제도 도입
내년 3000명 이상 수혜 기대…"유학생 적극 활용"

경기의 한 중소기업 제조 공장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경기의 한 중소기업 제조 공장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조 중소기업이 처한 만성 인력부족을 외국인 유학생으로 해결하기 위해 '비자추천권'을 가동한다.

그간 외국인 유학생 유치 걸림돌로 작용했던 비자 발급 문턱을 낮춰, 한국에 남으려는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기회를 주고 외국인 채용을 희망하는 기업에는 구직자 풀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외국전문인력(E-7-1) 고용추천과 △숙련기능인력(E-7-4) 전환추천 제도를 도입했다.

E-7-1(전문인력 특정활동 비자)은 국내 공·사기관 등과의 계약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특별히 지정하는 활동에 종사하려는 전문인력(67개 직종)에게 부여되는 비자다.

'외국전문인력 고용추천 제도'는 국내 중소기업과의 계약에 따라 중기부 고용추천 24개 직종에 종사하려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E-7-1 고용추천을 지원하는 제도다.

중기부는 전문인력 67개 직종 중 24개 직종에 고용추천 권한을 갖고 있으나 그간 이를 달리 활용하지 않다가 올해 활성화한 것.

대상요건은 외국인 유학생인 경우 전문학사(국내 전문대학 졸업 또는 예정)나 학사 이상(국내 대학 졸업 또는 예정)이면 된다. 사업장의 경우 임금 기준은 국민총소득(GNI) 80%이며 중소기업이어야 한다.

기업이 중진공에 고용추천서를 제출하면 외부 심의를 거쳐 중기부가 외국·외국인관서에 고용추천을 통보한다. 유학생은 추천 결과를 안내받은 뒤 비자를 신청하면 된다.

'숙련기능인력 전환추천 제도'는 현재 비전문취업 비자(E-9) 등을 가지고 국내 제조업에서 취업활동 중인 외국인에게 추천을 부여해 숙련기능인력(E-7-4)으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E-7-4(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는 국내에서 E-9, 선원취업(E-10), 방문취업(H-2) 비자로 최근 10년간 4년 이상 합법적으로 취업활동 중인 외국인이 숙련도 등 분야에서 자격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전환 가능한 비자를 말한다.

중기부는 법무부가 확대·할당한 중기부 추천 쿼터(1650명)에 따라 'K-point E74'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외국인을 숙련기능인력(E-7-4) 전환추천을 지원한다. K-point E74는 법무부가 추진 중인 숙련기능인력 혁신적 확대 방안이다.

 서울의 한 대학교 취업게시판에서 채용정보를 살펴보는 대학생 모습. 2021.12.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의 한 대학교 취업게시판에서 채용정보를 살펴보는 대학생 모습. 2021.12.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중기부가 올해 비자추천권을 활성화하는 배경은 제조 중소기업이 처한 인력난과 무관하지 않다.

중기부에 따르면 최근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등에 따라 제조 분야 등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기준 중소기업 인력 부족률은 2.8%, 제조 중소기업의 경우 3.3%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인력난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북부지역본부가 발표한 ‘2024년 경기북부지역 외국인력 고용관련 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을 고용하는 이유로 89.4%가 내국인 구인난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규모는 17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들 중 35.4%는 국내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다.

중기부는 비자추천권 활성화로 혜택을 보는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가 최소 3000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에도 제조 중소기업의 구인난 해결을 위한 여러 방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그간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인원을 중심으로 (국내 취업을) 지원해 왔으나 최근 역대급으로 늘어난 유학생을 중소기업의 부족 인원을 채우는 데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욕심을 부려본다면 내년에는 (비자추천권) 신청자가 3000명을 넘어 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영주 장관은 "중소기업들이 사업 영역이나 위치에 관계 없이 인력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며 "한국에 와 있는 유학생들이 중소기업 제조 중소기업에 좀 더 많이 취업할 수 있게 연계한다면 (인력난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지 않겠나.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많은 시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