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B 넘어 IPO 바라보는 뉴빌리티…"해외VC 유입 늘려야"
[퍼스트클럽]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②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에 아쉬움…정부, 해외 네트워킹 지원해야"
- 김형준 기자
"벤처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냐 아니냐에 대한 답은 명확합니다. 잘 안 되고 있어요. 하지만 벤처 투자자들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니예요. 거시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죠. 혁신 기업의 성장을 위해선 해외 벤처캐피탈(VC)의 유입이 필수적입니다."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대학시절 창업해 7년여 만에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인정 받는 기업이 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학생 신분으로 창업한 만큼 기업 경영, 투자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사업을 시작했다. 뉴빌리티는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대기업, VC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로봇기술 선도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부 지원과 벤처투자 시장을 경험한 이 대표는 그 순기능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다고 전했다. 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에 비해 스케일업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점과 해외 VC로부터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 대표적인 대목이다.
이 대표가 기업을 키우며 현장에서 느낀 벤처투자 시장과 스타트업 육성책에 대한 이야기를 <뉴스1>이 들어봤다.
지난 2017년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대학 시절 연이 닿은 4명의 공동 창업자와 함께 윤민창의투자재단 등을 통해 초기 투자금 5000만 원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이후 독보적인 인공지능(AI) 혁신 기술로 배달로봇 사업화에 성공하며 시리즈A 라운드를 거쳐 누적 275억 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뉴빌리티는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오는 12월 중순까지는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리즈B 투자 유치 이후 뉴빌리티의 목표는 기업공개(IPO)다. 목표는 2027년이다. 계획대로 IPO에 성공한다면 창업 11년 만에 증권 시장으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오는 2027~2028년을 목표로 IPO도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내년 초 주관사 선정을 해놓고 천천히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IPO까지 준비하는 뉴빌리티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뉴빌리티가 AI 기반의 딥테크 기업인 만큼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요즘 AI나 딥테크 산업의 흐름은 '돈 싸움'이기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하면 성장을 할 수 없다"며 "테크 중심의 스타트업들이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상장을 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와야 벤처투자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초기에 엑셀러레이터(AC)들이 지원하고 그 다음은 VC가 지원을 하고 기업 가치가 1000억 원을 넘어가면 사모펀드(PE)를 만나야 한다"며 "VC는 높은 밸류로 엑시트하고 싶어 하지만 PE나 상장 시장은 그것을 받아주지 않는다. 그렇게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안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해외 VC의 투자를 활발하게 받고 글로벌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전반적인 벤처시장 규모에서도 벤처 선진국과는 차이가 난다. 중기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국내 벤처투자 금액은 8조 58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글로벌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규모다. 같은 기간 미국의 벤처투자 금액은 1314억 달러로 한화로 따지면 183조 원에 달한다. 유럽의 3분기 누적 벤처투자 금액은 340억 달러, 한화 약 47조 원 수준이었다.
창업 초기 뉴빌리티의 성장에는 정부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창업 3년 만인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하는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다.
팁스 프로그램은 신기술·신산업 아이템을 가진 창업팀을 선발해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뉴빌리티는 5억 원가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자율주행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당시 팁스 프로그램은 경쟁률이 매우 치열해 선정이 되면 '성공의 보증수표'로 통했다"며 "로봇을 개발하며 드는 재료비와 기술 개발 자금 측면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창업 초기 기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 사업은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팁스 외에도 주무부처인 중기부는 예비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초기 기업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다만 창업 초기 기업이 스케일업하고 나아가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대표는 "업마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뉴빌리티와 같이 제조와 연관돼 있는 회사라면 글로벌 진출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연결을 하는 실질적인 네트워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기부가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과제들을 수행하고 있지만 한 팀을 지원하더라도 스타트업이 그들의 제대로 된 파트너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문제를 해결을 하는 정도로 마무리 된다면 건강한 사업이 아닐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약력
△연세대 천문우주학 이학사
△연세대 우주비행제어공학 학석사 통합과정
△한국항공대 위성시스템 연구실 연구원
△연세대 우주비행제어연구실 개발팀장
△한국도로교통공단 스마트미래교통자문단
△국가스마트도시위원회 위원
△연세대 미래형자동차 핵심기술 전문인력양성센터 운영위원
△LG전자 자문위원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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