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도 순찰도 '척척'…성큼 다가온 로봇시대[미래on]

뉴빌리티, 요기요와 정식 '로봇배달'…정시 도착률 98%
대규모 주택단지 순찰도 로봇이…글로벌 수요도 감지

뉴빌리티가 개발한 배달로봇 '뉴비'가 요기요 음식 배달을 수행하고 있다.(요기요 제공)

"주문하신 음식 배달이 완료됐습니다."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집 앞까지 배달이 완료되자 스마트폰 알림이 도착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면 헬멧을 쓴 배달라이더가 아닌 큰 눈을 달고 귀여운 외모를 한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가 음식을 품고 기다린다.

어느새 '로봇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더 이상 '실증'의 단계가 아니다. 단순한 업장 내 서빙을 넘어 음식 배달, 순찰 등에도 자율주행 로봇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플랫폼 업체 요기요는 인천 송도 지역에서 '로봇배달'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배달앱 업계에서 실증이 아닌 정식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건 요기요가 국내 최초다.

배달로봇을 만든 업체는 창업 8년 차 스타트업 뉴빌리티다. 뉴빌리티는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로봇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개발하고 있다.

요기요의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 '뉴비'도 멀티카메라 기반의 로봇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객체 인식 기술과 레이더, 스테레오 카메라 등을 이용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회피한다.

뉴빌리티는 요기요와 함께 지난 6월부터 로봇배달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9월부터는 뉴비가 라이더를 대신해 현장에 투입돼 아파트 단지, 대학가, 대형 오피스 상권 등에서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로봇배달은 단거리 배달에 주로 이용된다. 요기요 로봇배달 또한 주문을 받은 가게로부터 최대 1.2㎞ 반경의 주문 건에 대해서만 한 건씩 배달한다.

정시 도착률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로봇배달의 경우에도 사람이 배달하는 것과 같이 주문이 들어온 후 사람을 만나는 것까지 40분 이내에 완료해야 하는 서비스 수준 계약(SLA)이 체결돼 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현재 SLA 준수율은 최근 한 달간 98%를 기록했다"며 "최근 2~3주간을 떼서 보면 준수율은 100%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와 배달로봇 뉴비의 모습. ⓒ 뉴스1

뉴빌리티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뉴비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특정 분야의 데이터만을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광범위한 사례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AI 방식을 말한다.

이 대표는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하게 로봇이 움직이고, 행동하고 더 빠르게 갈 수 있을지 테스트하며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비의 역할은 배달에만 그치지 않는다. 24시간 사람이 하기 어려운 '순찰'도 뉴비의 몫이다.

뉴빌리티는 보안기업 SK쉴더스, 건물종합관리 기업 KB아주와 함께 공동주택용 자율주행 순찰로봇 상용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공동주택용 순찰로봇은 24시간 자율주행 기능으로 자칫 보안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심야 시간대나 경비원 휴게 시간 등에도 순찰을 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순찰로봇은 글로벌에서도 수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월 뉴빌리티는 미국 통합 보안 서비스 기업인 SFS 그룹과 사업 검증(PoC)을 수행하기 위해 계약을 맺고 마이애미에 위치한 1700세대 규모의 주택단지에 순찰로봇을 배치한 바 있다.

뉴빌리티는 순찰로봇을 고도화해 불법 주·정차, 쓰레기 무단투기, 불법 적치물 등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문제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능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 AI 로봇 시장은 아직 아기가 걸음마 하는 단계"라며 "산업용 물류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국방 로봇 등으로도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