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가 1000억 매출 하려면 처음부터 글로벌 노려라"(종합)
중기부·벤처기업협회, 벤처천억기업 기념식…103개사 추가
"글로벌 진출 목표로 해야"…정부·협회, 스케일업 지원 공언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생기업)으로 성장하고, 매출 1000억 원, 1조 원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출발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삼고 수출 전략을 짜야 가능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실제 창업 수년만에 매출 1조 원을 바라보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278470)과 1000억 원 매출을 달성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클루커스의 목소리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벤처천억기업'의 성과를 축하하는 기념식을 개최했다. 벤처천억기업은 연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벤처기업을 뜻한다.
행사에서 정부와 벤처기업협회 등 유관 기관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도 기술 혁신을 통해 성공을 거둔 신규 벤처천억기업들에 트로피를 전달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난 2020년 벤처천억기업에 선정된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과 올해 추가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클루커스가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두 기업은 벤처기업으로서의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해 치열하게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7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APR의 신재하 부대표는 "APR은 우리나라의 제조 동력을 바탕으로 수출하는 것이 벤처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했다"며 "K뷰티 기업으로서 매출 1조 원을 바라볼 수 있는 비전의 기반은 처음부터 수출을 목표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제조 기반이 발달한 국가이기 때문에 수출 지향으로 가면 얼마든지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며 "APR 또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다보니 미국, 일본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가지며 약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클루커스의 홍성완 대표는 "설립 5년째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2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을 통해 글로벌로 나가서 매출과 이익을 거두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금 클루커스가 하는 비즈니스는 기술집약적 비즈니스로 해외에 진출해서도 경험과 기술을 갖고 충분히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해외 확장을 하고 있다"며 "그만큼 기술의 시대이고 속도감 있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이젠 벤처기업이 경쟁력 갖고 나설 때"라고 덧붙였다.
벤처천억기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고금리, 고물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1000억 원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린 벤처기업(벤처천억기업)이 올해 처음으로 900개 사를 넘어섰다.
2023년 결산 기준 벤처천억기업 수는 908개사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벤처천억기업 조사 결과 최근 3년 연속으로 신규 벤처천억기업이 100개 이상씩 추가되고 있다. 2023년 새로 진입한 기업은 103곳이었다.
벤처천억기업들은 전년 대비 약 1만 명 증가한 33만 명을 고용했다. 재계 1위 대기업인 삼성(27만 8000명)보다 많은 수치다. 총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조 원 증가한 235조 원으로 재계 2위 현대차(275조 원)에 이은 3위 수준이었다.
각 기관들은 벤처천억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미국 새 정부 출범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 극복의 가장 기본은 기술 혁신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벤처천억기업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해서 혁신 노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추구한 도전의 결과"라며 "여전히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벤처기업들이 혁신 동력을 계속해서 창출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는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금융권, 한국거래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트라 등과 함께 '벤처천억기업 서포터즈'를 구성하고 벤처천억기업의 스케일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포터즈는 벤처천억기업들을 위한 보증, 금융, 수출, 성장, 기업공개(IPO), 투자 지원 등을 위해 네트워킹과 지원 사업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기업이) 마주한 경영환경은 여전히 도전적"이라며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능성을 펼치도록 협회는 서포터즈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의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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