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태양광 발전소를?…전기차 충전도 꽉 잡는 BEP
[퍼스트클럽]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 인터뷰②
50메가와트 이상 대형 발전소 확장…대기업 수요 증가
- 이정후 기자, 이승배 기자
"전 세계적으로 매년 설치되는 신규 전력 시설의 80% 이상이 재생에너지입니다. 그중 20%가 풍력이고 나머지는 모두 태양광이죠. 태양광 산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
(서울=뉴스1) 이정후 이승배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3810억 원을 투자한 국내 태양광 발전 스타트업이 있다. 전국 366개 3메가와트(MW) 이하 중소형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가 그 주인공이다.
현대자동차(005380), SK이터닉스 등 국내 대기업 및 계열사들이 '재생에너지 100% 실현'(RE100)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직접 조달하는 전력거래계약(PPA)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른 태양광 시장이 확대되면서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00전력'과 같은 공기업이나 대형 에너지회사가 아니다.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BLK평택물류센터, 평창, 제주 등 전국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보유 및 운영하고 있다. 이달 기준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가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소는 전국 366개 규모다.
지난해 말부터는 50메가와트 이상의 대형 태양광 발전소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1년 블랙록의 러브콜을 받은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블랙록이 운용하는 '글로벌 리뉴어블 파워 3호 펀드'로부터 총 381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국내 기관 투자자의 참여까지 더한 누적 투자 유치금은 3950억 원에 달한다.
블랙록이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에 막대한 투자를 실시한 이유는 태양광에너지의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태양광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가장 빠른 재생에너지다. 최근 몇 년 사이 태양광 패널 등 주요 소재 가격이 급락해 경제성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준 석탄으로 1킬로와트시(k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발전 원가는 80~90원, 원자력은 300원이지만 태양광은 50원 수준"이라며 "더욱이 태양광은 원재료 가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가격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 상황은 조금 다르다. 김 대표는 "아직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이 크지 않다 보니 1킬로와트시 기준 발전 원가가 170원 정도"라며 "시장에 기업들이 많이 등장해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간 중소형 발전소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시장성을 확인한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발전소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50메가와트 규모의 공사를 진행해 마무리 작업 중에 있고 90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는 곧 착공한다"며 "수백 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도 현재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은 입지와 면적에 대한 제약이 다른 에너지 생산 시설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확산 가능성이 정말 높다"고 강조했다.
화력이나 원자력발전소는 입지 조건이 제한적이지만 태양광은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야기로, 1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는 두 달이면 완공할 수 있다.
건설 기간이 약 10년 정도 걸리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 용량이 1GW(기가와트)인 것과 비교하면, 동시다발적인 입지를 통해 훨씬 빠른 속도로 해당 발전 용량을 확보하는 것도 이론상 가능하다.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전기차 급속 충전소 브랜드 '워터'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11월 첫 출시 이후 2년 만에 전국 48개 충전소에 214기 규모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보급했다. 올해에는 전국 46개소 고속도로 휴게소에 209기를 신규 설치하는 등 내년 상반기 내에 1000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도심에서 30분 이내에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 스루' 매장과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전국 버거킹 매장 7곳에 충전소를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전기차 급속 충전소의 입지는 F&B 매장의 드라이브 스루와 유사한 게 많다"며 "사람 접근이 쉬운 도로 주변, 편리한 차량 진출입, 저렴한 땅값 등 입지 조건이 유사해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진출 아이템으로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을 점찍고 사업을 계획 중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커질수록 전력망 관리가 어려워져 에너지저장장치의 보급이 필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BESS 관련 제도가 아직 없어 민간기업이 나서서 투자하기에 부담이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일본에서 사업을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을 구상 중이다.
김 대표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지금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지어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바라건대 정부와 기업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장기간 소요되는 시설이 아닌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 약력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 △미래에셋증권 글로벌IB본부 △현대차증권 M&A팀 △한화큐셀 전략금융팀장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인프라 △이든자산운용 인프라본부장
leej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