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타격, 이 정도야?…"中企 수출 22% 뚝, 9.2조 손실"
중기연구원, 美 대선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 세미나 개최
보편관세 20% 적용 시 중소기업 생산 최대 9.2조원 감소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정책 추진을 위해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이 최대 21.6%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때 중소기업 생산은 최대 9조 원 이상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이 더 강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간재 의존도가 높고 대외 충격에 약한 중소기업의 타격이 특히나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정부가 美 수출기업을 지원하고 수출 국가 다변화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에서 '美 대선 결과에 따른 중소기업의 영향 및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마나는 美대선 이후 중소기업이 당면할 다양한 리스크를 분석하고 정책적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우선주의에 기반해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대중국 견제 정책 △강력한 이민정책 △전반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 추진을 시사하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수출품목 영향을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보편관세율 10%와 20%를 기준으로 한국과 타국에 적용될 세율을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이외 국가에는 10%를 요구하는 경우 두 번째는 중국에 100%, 멕시코·캐나다 10%, 이외 국가에 20%를 부과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현재 미국의 대주요국 관세를 살펴보면 섬유의복을 기준으로 중국은 29.83%, 베트남·유럽 10.48%, 한국·캐나다·멕시코는 0%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보편관세 10% 적용 시 한국의 중소기업의 對미 수출은 12.6%, 보편관세 20% 적용 시 21.6%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별로 두 시나리오에서 모두 전기전자(전자 18.7%, 후자 31.7%) 분야 수출이 가장 크게 줄어든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주요품목 수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주요 영향 품목군은 전기전자, 기계류, 철강, 섬유의복, 화학 등이다. 전기전자가 가장 큰 폭으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같은 조건으로 수출감소 중소기업의 생산 감소량을 추정해 보니 보편관세 10% 적용 시에는 5조 5000억 원, 20% 적용 때는 무려 9조 2000억 원만큼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 전기전자, 일반기게 등 중소기업 수출감소가 큰 업종은 생산파급효과도 컸다"라며 "특히 금속제품, 화학, 자동차, 철강의 경우 대기업 위주의 최종재 및 준최종재 수출 감소로 인한 생산파급효과(생산량 감소)가 중소기업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됐다"고 전했다.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이 국내 중소기업에 △격경쟁력 하락 △중국 과잉생산 물량의 국내 시장 유입(경쟁 심화) △미 시장 내 창업 어려움 △금리상승 등 비용 확대 등의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을 잘 분석해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은 "미국 시장 내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수혜 분야를 중심으로 기회요인을 포착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가령 조선 산업이나 원자력 발전 및 소형원자로(SMR), AI 산업에 대한 지원은 확대하고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부영 위원은 "현재 유럽은 전담 대응팀에서 미 대선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세부과 대상 수입품 리스트를 만들고 있고 중국은 원자재 공급망 압박 가능성에 대비해 원자재 비축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수출) 주요 품목들의 국가별 수출 경합도 분석을 통해 전략 품목과 국가를 정의해 매칭하고 품목별·국가별 맞춤형 지원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이나 미국이 아닌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엄 위원은 "인도는 최근 인구 및 내수시장 측면에서 중국 대체 시장으로 부상했다. 최근 ODA 수원국에 포함되면서 수출, 투자, 중소기업·스타트업 협력국으로도 유망하다"라며 "향후 미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시장개척 신채널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종덕 실장은 "다른 시장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은 여러번 해도 부족하다.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장기 수출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한국과 개도국의 공급망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주 중소벤처기업부 전략기획관은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금융, 통상, 산업 3대 협의체를 통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기부도 (중소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마음 놓고 해외 진출을 하도록 외교적 노력도 동행하겠다"라고 전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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