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대기업 전유물 '대형가전'에 출사표…연 매출 2조 갈까

김치냉장고·냉동고 등 잇따라 출시…"추가 제품군 준비 중"
제품 다각화로 非 밥솥 매출 증가…"그룹 연 매출 2조 가능"

쿠쿠가 출시한 첫 김치냉장고 제품 '1도어 컨버터블 김치냉장고' 이미지.(쿠쿠 제공)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압력밥솥 위주의 중소형 생활가전 업체로 잘 알려진 쿠쿠가 최근 김치냉장고 등 대형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대형가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기업들이 공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가전 시장에서 쿠쿠의 경쟁력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쿠쿠는 품목 다각화로 올해 그룹 전체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쿠는 회사 최초의 김치냉장고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6월 스탠드형 냉동고를 출시한 이후 두 번째 대형가전을 내놓으며 제품군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쿠쿠의 첫 김치냉장고는 1년여의 개발 과정을 거쳤다. 기본적인 김치 및 냉장, 냉동 기능은 물론 밀키트, 채소, 주류, 소주 슬러시에 이르기까지 세부 모드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김치냉장고의 전통적인 강자인 위니아 딤채와 삼성 비스포크, LG 디오스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쿠쿠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4분기 판매 실적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김치냉장고의 경우 대기업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시장인 것은 맞는다"며 "여기에 중견 업체들까지 뛰어들게 되면서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쿠가 출시한 첫 스탠드형 냉동고 이미지.(쿠쿠 제공)

쿠쿠는 지난 6월에는 첫 대형가전인 스탠드형 냉동고를 출시한 바 있다. 1인 가구와 밀레니얼 세대가 주 타깃층으로 복잡한 조리보다 간편식을 선호하고 남은 음식을 냉동 보관한다는 점에서 냉장고에 딸린 냉동 칸으로는 부족할 것이란 판단이다.

쿠쿠 관계자는 "간편식이 대중화하면서 기존 냉장고 냉동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소비자 목소리가 있었다"며 "출시 이후 판매량도 유의미하게 나오고 있다. 추가적인 대형가전도 출시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밥솥 명가'라고 불리는 쿠쿠는 밥솥 보급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매출에서 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을 꾸준히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 주력 제품인 IH압력밥솥의 매출 비중은 3분기 기준 52%를 차지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49%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밥솥을 제외한 인덕션레인지, 음식물처리기 등 주방·생활가전 분야의 매출 비중은 19%에서 24%로 늘었다. 매출이 상승세를 보인 만큼 제품 다각화에 성공한 셈이다.

쿠쿠 서울 마곡빌딩 전경.(쿠쿠 제공)

쿠쿠는 대형가전을 비롯한 제품군 다각화에 박차를 가해 올해 그룹사 연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만약 목표를 달성한다면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기록한 이후 5년여 만에 2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생활가전 렌털 사업을 영위하는 쿠쿠홈시스(284740)와 지주사이자 종속회사로 밥솥 등 제조사인 쿠쿠전자를 둔 쿠쿠홀딩스(192400)로 나눠져 있다.

지난 3분기까지 쿠쿠홈시스의 누적 매출액은 759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쿠쿠홀딩스는 594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쿠쿠 그룹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총 1조 3544억 원이다.

쿠쿠의 목표인 연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쿠쿠홈시스와 쿠쿠홀딩스가 총 6456억 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쿠쿠 관계자는 "4분기에 미수금 등이 들어오고 대형가전 등에 대한 매출이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하면 그룹 총 매출 2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