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빚 못 갚은' 자영업자 급증…지역신보 사고액 2조 육박
1~9월 신용보증 사고액 1조 9696억 원으로 전년 比 19.4%↑
대위변제율 5% 돌파…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
- 이민주 기자,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이철 기자 = 경기 침체로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올해 신용보증기관의 사고액이 2조 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이들이 갚지 못한 돈을 기관이 대신 갚는 대위변재액 규모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했다. 지난해 최대 5.2%까지 높아졌던 사고율은 올해 들어 최대 6.89%까지 치솟았고 대위변제율도 지난해 2~3%대에서 올해 5% 이상으로 높아졌다.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신용보증 사고·대위변제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신용보증 사고액은 1조 969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6495억 원) 대비 19.4% 늘었다.
사고액은 자영업자가 신보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사고율은 5.61%로 지난해 동기(4.95%) 대비 0.66%p 올랐다. 올해 사고율이 가장 높았던 기간은 1월로 당시 6.89%까지 치솟았다.
분기별로 1분기(1~3월) 사고액은 70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늘었다. 2분기 사고액은 6230억 원(7.3%↑), 3분기 6435억 원(10.7%↑)이다.
지역별로는 경기(4439억 원)와 서울(3341억 원) 등 수도권에 사고액이 집중됐다. 사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7.57%)이고 제주(7.02%), 부산 (6.6%), 경기(6.45%), 충남(6.26%)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 금액을 신보가 대신 갚은 대위변제 금액도 올해 9월까지 1조 8355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2198억 원) 대비 50.5% 증가했다. 대위변제액 역시 경기(4202억 원)와 서울(3296억 원)에 집중됐다.
이 기간 대위변제율도 크게 뛰었다. 9월 기준 대위변제율은 5.23%로 지난해 동기(3.66%) 대비 1.57%p 높아졌다. 대위변제율은 지난해에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지역신보 최대 기록이었던 2012년(3%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 대위변제율은 인천 7.26%, 경기 6.11%, 경북 6.03%, 경남 5.97% 순으로 높다.
업계에서는 최근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며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때 앞으로 사고율과 대위변제율이 더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은행의 전체 사업자대출 연체액은 2조 6000억 원이다. 2008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2022년 3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상승세다.
황정아 의원은 "민생경제 한파가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소비 진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에 윤 정부가 긴축만 앞세우고 있어 기조 전면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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