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F 2024]"K-벤처에 가장 필요한 건 '사람'…네트워크가 핵심"
권성택 티오더 대표·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토론
'K-브랜드에 테크를 더하다' 주제…네트워킹 중요성 강조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진출을 할 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뉴스1 주최로 열린 '미래유통혁신포럼 2024'(RFIF 2024)에서 권성택 티오더 대표(벤처기업협회 부회장)와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가 K-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대표는 'B.E.A.U.T.I.F.U.L K-브랜드, 글로벌 소비혁명을 이끌다'라는 주제로 열린 세 번째 세션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첫 번째 주제였던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 권 대표는 "저희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 파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관리하는 게 본인일지 신뢰하는 사람일지를 명확하게 파악해도 안 늦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제 정세나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 그는 "저희는 로봇 및 인공지능(AI) 회사다 보니 '정세'가 중요한 부분이 있다"며 "중국 로봇이 국내 로봇서빙의 70%를 점유 중인데, 미국과 일본은 중국산을 아예 막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나 시장 규모로 보면 미국과 일본의 선택이 맞는 선택을 한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중동의 경우 직접 가보면 한국(제품)을 좋다고 하면서도 중국 제품에 대한 반감이 없이 최고의 서비스만을 원하고 있었다"라고 국제 정세나 분위기와 함께 기술 및 서비스가 맞물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어려운 점을 꼽는 질문에 대해 이 대표는 "한국은 지난해 규제가 풀렸을 정도로 세계에서 (규제완화가) 가장 늦은 편"이라며 "국내 규제를 헤쳐나가다보면 해외의 규제는 오히려 쉽게 느껴질 정도"라고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그는 "시간과 돈의 문제지만 결국 스타트업들은 다 해낸다"라고 했다.
권 대표는 "티오더는 해외진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규제를 안 받는 산업으로 진입하자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라고 말하면서 북미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겪은 의외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북미 대표를 백인으로 선임하는 이유는 포스를 연동하는 게 핵심인데 한국인이 파트너십을 맞고 포스 연동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여기에만 1년 이상 소모했는데, 백인 대표를 선임한 이후 인맥으로 바로 해결되는 모습을 봤다"고 앞서 언급한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유명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고 싶어서 링크드인을 통해 3일마다 메시지를 보냈는데, (성사가) 안돼서 지쳐가던 중 답을 받았으나 '우리는 한국인과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라며 "약 1년 뒤 재미교포 이사 취임 이후엔 한국인인 우릴 만나줬다. 결국 네트워크가 너무 중요하다고 느낀 계기였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미국은 더욱 네트워크 싸움이 치열하다고 느꼈다"라며 "한국은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지만, 제 생각에는 네트워크 싸움이기 때문에, 이걸 만들어 주는 것이 투자다. 모태펀드 등을 통해 해외가 한국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걸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다만 "아쉬운 건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도전하면 미국 벤처캐피탈(VC)이 아니라 한국계 미국 VC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미국 등 해외 국가에 비해)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을 스타트업에 투자 중인데, 이는 국력과 경제력 등 여러 이유가 있어서 어쩔 수 없겠지만 연구·개발(R&D)만큼은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기술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끝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서 어느정도 입지이고 위치에 올라있는 지 묻는 질문에 대해 권 대표는 "몇몇 한국인의 잘못으로 루나 사태, 김치라는 개념 등을 명확히 쓰기 시작했을 정도로 우릴 안 보려고 한다. 해외 VC들은 만나주지를 않았다. 만나더라도 쉽지 않다. 한국 기업이 명확하게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한다고 느낀 적이 없다. 한국인지 인식 자체를 하지 않은 채 보통 중국사람이거나 일본사람인 줄 알기 때문"이라며 "저희 분야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기술 이야기만 하다가 끝난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이든 어디든 기술로 보여달라'는 관점이 널리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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