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줄다리기 막바지…배달앱 측 "중개료 낮춘다" 공감대 형성
배달앱 4사, 배달앱-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0차 참석
배민 "출혈경쟁 막아야"vs쿠팡이츠 "무료배달 지켜야" 시각차도
- 이민주 기자,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김형준 기자 = 그간 입점단체들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오던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들이 상생협의체 10차 회의에서 '중개수수료 인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행 9.8% 수준인 중개수수료를 6.8% 혹은 그 이하(5%) 수준으로 낮추고 매출액이 미미한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최저 수수료인 2%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중재안에 공감대를 나타낸 것이다.
정부 공익위원의 중재안이 공개된 후에도 배달업계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꺼려왔는데 이번 회의에서 배달업계는 모두발언을 통해 중개수수료 인하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감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다만 인하 수준 및 세부 조건에는 일부 시각차가 있어 합의안 도달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정부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배달앱 상생협의체 제10차 회의를 개최했다. 플랫폼사에서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 강채영 요기요 이사, 전성호 땡겨요 대표가 참석했다.
함윤식 부사장은 모두발언에서 "그간 (협의체를 통해) 배달 산업 관련 이해관계자, 정부, 공익위원의 의견을 무겁게 경청했다"라며 "논의를 통해서 멤버십 이용 혜택에 조건을 일부 변경하는데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함 부사장은 "나아가서 오늘은 9.8% (수준의 중개) 수수료의 원인이 되는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출혈 마케팅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 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협의체의) 논의가 좋은 결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라며 자영업 부담 완화와 배달 산업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방안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은 "상생협의체에에서 참여하면서 상점(입점업체), 소비자, 배달기사와 업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생안 도출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그간의 (협의체의) 노력에 감사하며 (운영) 취지에도 적극 공감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에 쿠팡이츠는 (이날) 차등수수료 도입해 중소 영세 상점 수수료 부담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의 추가 상생안을 제출하려고 한다"라며 "협의체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채영 요기요 정책실장도 "자사는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의) 양강구도 체제에서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가능한 성실하게 소상공인들 위한 (상생)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남은 시간까지도 성실하게 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에서 개발해 서비스하는 배달앱 '땡겨요'의 전성호 대표는 "현재 일부 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를 차등 방식으로 낮추는 형태의 일부 실효성 없는 수수료 인하 보다는 일률적으로 중개수수료를 낮춰 모든 분들이 낮은 마케팅 비용으로 운영되는 구조로 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배달업체들이 중개수수료 인하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면서 협상 또한 급물살을 타지 않을까 기대되는 측면도 있지만, 세부 사안에서는 여전히 진통이 남아있다.
'무료배달' 경쟁에 따른 배달비 부담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가 관건으로 남은 상황이다.
전 대표는 "(중개수수료나 배달비 등) 비용을 자영업자가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비즈니스 구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부분을 이번 상생협의체를 통해 많은 분들이 인식하게 됐다"면서 "과도한 비용구조와 거기에 따른 마케팅 비용 구조가 지속가능한 구조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료배달 운영의 폐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특히 "무료배달 비용을 가맹점과 플랫폼이 부담하는 구조인데, (비용분담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며 "비용 분담 구조가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상생협의체에서 조율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함윤식 배민 부사장도 "오늘은 9.8% 중개수수료의 원인이 되는 배달플랫폼의 (무료배달 등) 과도한 출혈 마케팅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 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추자고 소비자 부담을 높일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은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추면서도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중앙대 교수)은 "최근 배달앱 중개수수료 인상 및 요금체계 개편은 배달플랫폼 간 할인 지원 및 무료배달 등 경쟁에 따른 비용 증대를 입점업체에 전가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고객유치 경쟁의 피해를 입점업체가 입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다만) 상생협의체는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 협의에 국한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협의체는) 소비자와 배달 라이더와 관련한 직접적인 상생 제안을 하지 않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에 대한 무료 배달을 중지하라는 등 소비자와 배달플랫폼 간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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