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농업의 미래"…대동이 자율주행에 힘 쏟는 이유
나영중 대동 P&Biz 개발부문장 "자율주행·정밀농업으로 농촌 문제 해결"
"2025년 말 레벨4 자율주행 개발…AI 식물 재배기는 글로벌 사업"
- 이정후 기자
"인구감소와 기후위기 등으로 농업 경쟁력이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동은 '정밀농업이 되는 자율주행 트랙터'를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나영중 대동 P&Biz 개발부문장)
(대구=뉴스1) 이정후 기자 = 자율주행 기능은 최근 몇 년 사이 농기계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일손 부족 문제가 빨라지면서다.
이에 국내 농기계 업계는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대동은 지난해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이앙기·트랙터·콤바인에 모두 적용한 라인업을 구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동(000490)은 자율주행 기술만으로 농업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본다. 농업의 미래는 자율주행을 바탕으로 한 '자율작업'과 '정밀농업'이 두 축을 이뤄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나영중 대동 P&Biz 개발부문장은 "토양과 작물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해야만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자율주행은 농업 데이터 확보를 위한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동이 그리는 미래 농업의 모습을 대구 엑스코 '대한민국 국제 농기계자재 박람회'에서 직접 들었다.
대동이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하는 배경에는 정밀농업이 있다. 이를 강조하듯 나영중 개발부문장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정밀농업 자율주행 트랙터'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정밀농업'과 '자율주행'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강조한 것이다.
나영중 개발부문장은 "(트랙터가) 작업을 하면서 토양 데이터를 모으고, 모은 데이터로 작물의 생육 상태를 이해하고, 이를 근거로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게 정밀농업"이라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트랙터가 개발돼야만 제대로 된 정밀농업 자율주행 트랙터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해외는 이미 자율주행 트랙터를 활용해 정밀농업을 실시하고 있다. 트랙터 전·후면에 부착하는 작업기를 활용해 기기 스스로 농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영중 개발부문장은 "대동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작업기 관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2025년 말에는 국내 최초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트랙터를 개발 완료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레벨4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면서 스스로 주행하는 수준이다.
대동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정밀농업 성과는 이미 확인되고 있다. 올해 1월 대규모 농지를 운영하는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약 10개월간 실증작업을 진행하면서다.
실증작업은 대동의 정밀농업이 적용된 농지와 베테랑 농민들의 경험으로 경작된 농지에서의 실제 작물 생산량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나영중 개발부문장은 "대동의 정밀농업을 적용한 필지는 토양 분석 결과 바탕으로 비료를 공급하고 드론이 2주마다 생육 과정을 예찰했다"며 "농민들이 키운 필지와 비교해 생산량 차이가 좀 있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방식의 정밀농업 솔루션은 대동의 미래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최소 자원을 투입해 최대 성과를 내는 정밀농업이 솔루션으로서 사업 모델이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토양 분석, 변량 시비(비료량을 토지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공급하는 기술) 등 고도의 농업 데이터를 요구하는 작업을 돈을 지불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나영중 개발부문장은 "하드웨어(자율주행 농기계)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상품을 농민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취지에 공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어서 지자체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내년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동은 이번 박람회에서 농업용 운반·방제 로봇과 AI 식물 재배기를 선보였다. 특히 AI 식물 재배기는 '스마트 파밍'을 구현한 제품으로 대동의 장기적인 글로벌 사업으로 낙점됐다.
대동이 AI 식물 재배기를 개발한 이유는 도시 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농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도시 농업을 제시한 것이다.
AI 식물 재배기는 온도와 습도, 영양액 공급, 조도 등을 자동으로 제어해 작물의 생산성을 최대화한다. 특히 식물 내 유효 성분을 극대화하는 재배법을 대동이 지식재산권(IP)으로 제공해 수익화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나영중 개발부문장은 "AI 식물 재배기 사업은 장기적인 글로벌 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가정용 재배기의 상용화 시점은 3년 내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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