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렌털사업 최적의 입지"…쿠쿠, 현지 IPO로 승부수
쿠쿠 말련 법인, 현지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 추진
2380억 원 조달 전망…대규모 투자로 점유율 높이나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생활가전기업 쿠쿠가 말레이시아 법인의 현지 증권거래소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해외 사업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말레이시아 시장에 비교적 후발주자로 뛰어든 쿠쿠가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쿠홈시스(284740)의 말레이시아 법인인 '쿠쿠인터내셔널'은 최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 추진을 위한 1차 기업 투자 설명서를 제출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3억 6536만 4000주다. 기업 투자자를 대상으로 3억 2238만 주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4298만 4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상장 자문사는 현지 RHB 투자은행이 맡았다.
쿠쿠홈시스의 공시를 보면 아직 쿠쿠인터내셔널의 상장 규모와 구체적인 시기, 발행 가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불룸버그통신은 쿠쿠인터내셔널의 말레이시아 현지 IPO를 통해 1억 7200만 달러(238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쿠는 지난 2015년 처음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쿠쿠인터내셔널은 현지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을 임대 및 판매하고 있다. 현재 쿠쿠인터내셔널의 자산 총액은 4219억 원이다.
특히 쿠쿠는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최초로 기간별 렌털 비용을 고객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신규 가격 정책을 도입하고 자체 앱을 개발해 서비스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에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주력 제품 외에도 뷰티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도 하다.
정수기 등 주요 제품들이 교체 주기가 긴 만큼 국내에서는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렌털업계는 전반적으로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가전사업과 렌털사업 총 매출 가운데 지난해 기준 3457억 원이 해외 수출로 발생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36.2% 수준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한국의 렌털 사업이 다른 국가들보다 공고하게 정착한 시장이다. 상수도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생활가전 업체들의 제품 수요가 많고 금융 인프라와 소득 수준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와 있어 렌털업계 입장에서는 최적의 국가다.
선두 격인 업체는 코웨이(021240)다. 현지에서 생활가전 렌털이라는 인식 자체가 희미했던 지난 2007년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 등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현지 전용 제품 등으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 코웨이는 현재 말레이시아 렌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코웨이 현지 법인은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았다.
코웨이 진출 후 후발 주자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뛰어든 쿠쿠는 이번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등에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렌털사업은 손익분기점까지 계정 수가 도달해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쿠쿠와 같은 후발 주자라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제품, 마케팅 투자 등이 더 필요할 수 있다. IPO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쿠 관계자는 "아직 현지 법인의 IPO 계획 외에는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다"고 전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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