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막막한 IT 업계 취업…정보 얻으려 부산에서 왔어요"
코엑스서 '벤처·스타트업 SW개발인재 매칭 페스티벌' 열려
참여 기업 "구직자와 연결되는 소중한 기회…면접까지 진행"
- 장시온 기자, 이정후 기자
"소프트웨어를 전공했는데 취업이 너무 막막해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궁금해서 부산에서 버스 타고 왔어요."
(서울=뉴스1) 장시온 이정후 기자 = 부산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김수호 씨(25)는 학과 동기 20명과 단체로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벤처·스타트업 SW개발인재 매칭 페스티벌'을 찾았다.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데, 업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김 씨가 찾은 '2024 벤처·스타트업 SW개발인재 매칭 페스티벌'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6개 관련 협·단체가 주관하는 채용 박람회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은 이번 행사는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여 개 기업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3000여 명의 구직자들을 만났다.
김 씨는 "대학생 입장에서 취업 관련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요즘은 어떤 기술이 유용하게 쓰이는지 등을 물어볼 계획"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오전에 열린 개막식이 끝나자 95곳의 부스 대부분이 채용 상담을 하려는 구직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IT 기업 부스에는 대기 줄도 이어졌다.
기업의 채용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채용 공고 게시판도 구직자의 발길을 붙잡았다. 게시판 앞에는 매번 약 20명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채용 정보를 유심히 살폈다. 대부분이 20~30대 청년들로 군복을 입고 오거나 긴장한 표정으로 정장을 입고 온 구직자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구직자들은 기업의 채용 실무자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흔치 않아 박람회를 찾았다고 전했다.
정장 차림으로 채용 게시판을 살피던 김 모 씨(30)는 "코딩 학원에서 '이런 기회가 있으니 한 번 가보라'고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장을 입고 박람회를 찾았다"며 "요즘 소프트웨어 업계 구인 시장이 예전보다 좋지 않아서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어떤 스펙을 중시하는지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1대1 현직자 멘토링관도 마련됐다. 구직자들은 업계 현직 선배와의 진로 상담을 받기 위해 부스 앞 종이에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을 적으며 순서를 기다렸다. 12명이 넘는 대기자가 몰린 부스도 있었다.
상담을 기다리던 한 20대 남성은 "웹 개발자를 준비하고 있는 친구 2명과 함께 왔다"며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거 같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벤처·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구인난 속에서 인재상에 맞는 구직자를 찾기 위해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한 반도체장비 기업 인사 담당자는 "대기업은 좋은 인재들이 알아서 몰리겠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구직자와의 연결고리가 없어서 인재를 찾기 쉽지 않다"며 "소프트웨어 인력만 20명 이상 채용할 계획으로 오늘 상담받은 지원자의 이력서를 검토해서 추가 면접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 로봇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업 부스에는 현장에서 상담을 예약하려는 구직자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기업 관계자는 "성장하는 기업인 만큼 새로운 소프트웨어 인력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18명이 사전예약을 했고 현장 추가 예약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원하는 인재상을 찾기 위해서 이런 박람회에는 꼭 참가하고 있다"고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사전 예약된 면접 건수만 700여건에 달하며 현장에서도 추가적으로 부스별로 상담을 진행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요새 신입 채용이 줄어드는 추세라 박람회 참여 기업을 모집할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기업이 신청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중기부가 국내 20개 대학 및 8개 민간기관과 운영하고 있는 '벤처·스타트업 아카데미' 수료생들이 다수 참여했다. 중기부는 지금까지 4305명의 수료 인원을 배출했으며 이 중 204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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