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도 산 나전칠기, 리바트 '온라인 공방'서 산다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작품, 7월부터 '리바트공방'서 판매
온라인 판로 열어주고 제품군 차별화…"상생의 좋은 예”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작가(65)의 작품 (현대리바트 제공)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빌 게이츠가 사간 나전칠기'로 잘 알려진 명인 김영준 작가(65)의 작품을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현대리바트(079430)가 지난 7월부터 온라인으로 운영 중인 '리바트공방'이다.

'나전칠기의 대명사' 김영준 작가, 온라인에 작품 선보인 이유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작가가 처음으로 온라인에 작품을 내놓게 된 사연은 이렇다.

1984년 한 증권사에 입사해 10년 넘게 일하며 목돈을 번 주식 전문가 김영준 씨가 돌연 '나전칠기'를 선택한 것은 어릴 적 매일같이 자개장을 닦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서다.

우연히 들른 친구의 가구 공장에서 자개장의 빛을 다시 본 그는 그렇게 '나전칠기'의 길로 들어섰다.

10년의 세월 동안 그는 증권맨으로 벌었던 돈을 전부 잃어 집도 팔고 해외 전시까지 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파리에서 연 전시에서 빌 게이츠가 그의 작품 4점을 눈여겨보고 구매하자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쏠렸다. 스티브 잡스, 교황청까지 선택한 그의 작품은 그렇게 나전칠기의 대명사가 됐다.

그는 지난 7월부터 현대리바트의 수제가구, 공예품 전문관 '리바트공방'에서 온라인으로는 처음으로 작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손은 현대리바트가 먼저 내밀었다.

김 작가의 목표는 '나전칠기의 세계화'였다. 우리나라에서조차 젊은 층에겐 생소한 나전칠기를 알릴 기회였다. 그렇게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 명인의 작품이 등장했다.

"50곳 직접 찾아갔다"…소공인은 판로 개척, 기업은 차별화로 '윈윈'

리바트공방의 초점은 상생이다. 경쟁력 있는 국내 소공인들의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겠단 것이다.

현대리바트는 50곳의 공방을 직접 찾아가 원데이클래스를 직접 들어보면서 제품의 독창성, 차별성을 살폈다. 특히 소공인이 가진 '진정성'은 빼놓지 않았다.

지난 8월 리바트공방에 입점한 박수빈 씨는 강원 원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홀로 목공품 제작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박 씨는 홀로 가구 제작을 배우고 공방을 차렸지만 혼자 기획부터 홍보까지 하기엔 힘에 부쳤다.

그런 그에게 현대리바트 직원이 찾아왔다. 집 단장을 하던 중 본 다람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도토리 향꽂이', 집 앞에 말리고 있는 밤을 보고 착안한 '밤합', 박 씨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충분했다.

현대리바트 '리바트공방' (현대리바트 제공)

그렇게 선정한 10곳으로 시작한 리바트공방에는 지금까지 15곳의 공방이 입점해 70여개의 제품을 판매했다. 유리 공예품부터 목공예 작품, 김영준 작가가 만든 손거울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다양한 공방의 제품을 포함했다.

곳곳에 숨어있는 명인들에게는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고, 기업에게는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원윈' 상생의 좋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상생을 위한 프로젝트지만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품질과 디자인의 독창성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연말까지 20곳으로 입점 공방을 늘리는 등 앞으로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