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 1000만 시대…요양·웰니스 스타트업이 뜬다

케어링, 풍부한 요양보호사 풀로 전국 인프라 구축
지냄, 액티브 시니어 겨냥해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서울의 한 공원에서 노인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 고지를 눈앞에 뒀다.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실버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양한 스타트업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모델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993만 8000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9.2% 규모다. 고령 인구 비중은 계속 증가해 2025년 1051만 명을 돌파하고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 요양·돌봄 서비스 수요는 증가한다. 최근에는 건강의 개념을 확장한 '웰니스'가 유행하면서 서비스의 질적 고도화가 시장으로부터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2022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요양 사업자의 83.6%는 개인사업자다. 대부분 영세 사업자로 요양시설마다 서비스의 질은 제각각이다.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큰 영리법인은 4.2%에 불과하다.

케어링 주간보호센터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고령층(케어링 제공)

돌봄 수요 증가 전망…4만 명 인재풀 갖춘 케어링

2019년 방문요양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 '케어링'은 이처럼 파편화된 요양·돌봄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케어링은 현재 전국에 △주간보호센터 26개 △방문요양센터 25개 △요양보호사 교육원 4개 △복지용구센터 2개 등 총 57개의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직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품질을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다.

사업 초기 약 40명의 요양보호사와 시작한 케어링은 현재 4만 2540명의 요양보호사를 인력풀로 확보한 상태다. 요양보호사들이 자신의 정보를 케어링에 등록하면, 조건에 따라 적합한 고령자와 매칭되는 구조다. 이때 케어링은 요양보호사를 직접 고용한다.

사업 첫 해 케어링을 통해 요양·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고령자는 105명이었으나 현재는 약 1만 명이 케어링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누적 이용자는 이달 1만 6000명을 돌파했다.

방문요양, 주간보호, 단기보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권역별 통합재가본부도 확대했다. 지난해 7월 부산(영남권)에 이어 올해 3월 광주(호남권), 9월 대전(충청권)으로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강원권을 제외한 전국에 지역 인프라를 갖췄다.

최근에는 2027년 약 7만 5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돌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의 센 그룹과 손잡았다. 간호·돌봄 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센 그룹의 자회사 '센 글로벌 아카데미'를 통해 국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디지털 전환이 더뎠던 요양보호 산업에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IT 기반 역량도 갖추는 중이다.

올해 2월에는 8개 투자사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750억 원으로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는 2000억 원을 달성, 예비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냄 '고요웰니스 센터 은평점' 모습(지냄 제공)

경제력 갖춘 5070 겨냥…지냄 '고요웰니스' 회원은 증가 중

2014년 게스트하우스 예약 중개 서비스로 시작한 '지냄'은 숙박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다가 최근 시니어 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다양한 시니어 산업 중에서도 경제력을 갖춰 노후를 활동적으로 보내는 '액티브 시니어'에 집중한 고급 서비스에 집중했다.

지냄은 지난해 9월, 50대부터 70대를 타깃으로 피부 관리·체력 관리 등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고요웰니스'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반포, 은평, 동부이촌 지역에 지점을 마련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본격적으로 시니어 사업에 뛰어든 지냄의 지난해 매출액은 1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고요웰니스 센터의 회원 수 역시 매 분기 평균 130% 가까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으로 250억 원 이상을 확보한 지냄은 사업 성장을 바탕으로 2025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교보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처럼 실버산업은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화와 질병으로 인한 돌봄 영역은 필수재 성격으로 산업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특히 요양 산업은 정부 정책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 진출 난도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