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합니다" 고개 숙인 배민…"공정 되찾으면 차등수수료 확대"(종합)
여야 한 목소리로 배민 질타…"배민이 자영업자 수탈하는 체제"
함윤식 부사장 "시장 공정해지면 '차등 수수료' 대상 늘리겠다"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우아한형제들이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이어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돼 감사장에 섰다. 이 자리에서도 지난 산자위 회의와 같이 배달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여야 양측에서 질타를 받았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배민을 불러 중개 수수료 인상, 최혜대우 논란, 입점업체와의 상생방안으로 제시한 '차등 수수료제' 등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 선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수수료 등과 관련)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게 돼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경쟁사의 무리한 출혈마케팅 및 불공정 요구가 시정되는 등) 시장이 공정해지면 (상생 방안으로 제시한) 차등 수수료 적용 대상을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가장 먼저 배민이 최근 입점업체와의 상생방안의 하나로 도입을 약속한 '우대(차등) 수수료제'와 관련한 지적이 나왔다.
최근 배민은 정부 주도의 상생협의체에서 매출액이 적은 사업자에게 현행 수수료인 9.8%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령 매출액 상위 60% 이상인 업체에는 기존과 동일한 9.8%를 적용하고, 매출액 기준 61~80% 사업자에는 4.9%, 81~100%에는 2%를 적용하는 형식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배민이 먼저 우대 수수료(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살펴보면 (매출액) 상위 60%에게는 수수료를 종전과 동일한 9.8%를 받겠다고 했다"며 "결국 우대 수수료를 적용 받는 데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다시 변경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함 부사장은 "(쿠팡을 필두로) 무료 배달이 시작되면서 (경쟁사를) 부득이 따라가다 보니 이런 일(수수료 인상)이 생긴 것"이라며 "(배달) 시장의 구조가 좀 더 공정하게 변경될 수 있다면 그 부분(변경)을 충분히 고려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이 재차 "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을) 확대할 의사가 있다는 말이냐"라고 다그치자 함 부사장은 "시장에 공정거래 질서가 있기를 바라며 저희도 우대 수수료를 확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배민이 입점업체에 '최혜 대우'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배민은 현재 관련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최혜 대우란 본사(플랫폼)가 이용사업자(입점업체)에 자사에서 거래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 등 거래조건을 다른 유통경로를 이용할 때 대비 동등하거나 더 유리한 수준으로 강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이 입점업체에 타플랫폼과 동일한 가격과 할인을 유지하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배민클럽'에서 빼겠다고 했다"며 "이는 명백한 협박"이라고 꼬집었다.
김남근 의원도 "배민이 무료배달을 실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며 "(수수료 부담에) 자영업자들이 배달(음식) 가격을 올리려고 하니 배민은 다른 플랫폼에서 하는 것과 동일하게 (가격, 혜택을) 설정해야 한다고 최혜대우를 요구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함 부사장은 "(최혜 대우를 요구한 것은) 맞다"며 "그러나 이 부분도 경쟁사가 먼저 하다보니 부득이 따라하게 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 부사장은 배달앱을 둘러싼 최근의 여러 논란에 대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게 돼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배달앱을 둘러싼 지적에 연신 고개를 숙인 함 부사장은 '수수료 5% 상한제' 등의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배달앱 입점업체들은 상생협의체 등을 통해 '중개 수수료 5% 상한제'를 도입해 수수료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은 배달수수료가 음식값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그 외 기타 수수료가 5%를 넘지 못하도록 법률로 규제 중이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입점업체들은 중개 수수료를 5%로 제한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냐"라고 묻자 함 부사장은 "그 부분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비자 영수증에 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와 배달료를 표기해달라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냐'는 질의에도 "저대로 기재하는 것은 조금 혼란이 있을 수 있어 어렵다"고 말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지적된 배민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최혜 대우와 관련해서는 "위법성이 확인되면 저희가 신속하게 조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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