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테이블오더 '메기' 되나…티오더 등 기존 업계도 '촉각'
'배민오더' 사전오픈…기존 배민 인프라 활용한 서비스
테이블오더 선두 '티오더'…향후 업계 지형 변화 불가피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외식업 플랫폼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테이블오더 시장에 뛰어들며 향후 업계의 지형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존에 스타트업 티오더가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테이블오더 업계를 주도하던 상황에서 배달의민족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업계 점유율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테이블오더 서비스 '배민오더'를 사전 오픈하고 배달의민족 입점 업주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테이블오더는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직접 디지털 기기 등을 이용해 메뉴 주문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업주 입장에서는 고객 요청을 누락하지 않고 빠르게 응대할 수 있는 데 더해 결제 측면에서 시간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 원을 돌파하며 인건비 절약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이 시장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월급 기준 내년도 최저임금은 209만 6270원에 달하는 데 비해 테이블오더의 경우 기기 1대당 월 약 2만 원의 비용만 내면 된다.
배민오더 서비스의 특징은 배달의민족 앱을 비롯한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배민상품권을 배민오더로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오는 4분기에는 배민포인트도 사용·적립할 수 있을 전망이다.
테이블에 설치된 태블릿 기기를 이용하는 서비스와 기기 없이도 QR 코드를 스캔해 비대면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테이블오더 업계는 티오더가 선도하고 있다. 티오더의 시장 점유율은 자체 추산 60%를 넘어가고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설립한 티오더는 태블릿PC 기반의 주문·결제 시스템을 빠르게 보급하며 성장해 왔다. 특히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30개 이상의 포스사와 연동해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 지난해 티오더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587억 원으로 전년(330억 원) 대비 77% 급증했다.
최근에는 노앤파트너스와 유진투자증권(001200) 등으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시리즈B 1차 투자를 마무리한 데 이어 미국, 싱가포르 등에 추가적인 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테이블오더에 대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수요와 서비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업체들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페이히어, 메뉴잇 등 스타트업들은 물론 LG유플러스(032640), KT(030200) 등 통신사 대기업들도 뛰어들어 경쟁이 심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외식업계에서의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테이블오더 시장에 진출하며 업계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8월 배달의민족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280만 8524명으로 배달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자 인프라를 기반으로 테이블오더 서비스가 더해지면 파급 효과가 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배민오더 론칭 이후 시장 점유율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배민오더는 서비스 공개 이후 점유율 확보에 나서기 위해 가입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계약을 진행한 가맹점에는 36개월 동안 진행되는 기기 렌털료를 3개월간 무료로 지원한다. 이후에는 기계당 렌털료 2000원을 할인해 준다.
테이블오더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같은 테이블오더 업계나 포스 결제 관련 업종에서는 (배달의민족의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회사들만의 차별점을 조금 더 확장하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외식업 전체 시장에서 테이블오더를 도입한 시장이 3~4%밖에 되지 않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며 "테이블오더 시장이 부정적인 경쟁 없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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