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오늘부터 '배민클럽' 유료화…소비자·가맹점의 선택은
배민클럽 월 구독료 1900원…사전 가입자는 연말까지 '무료'로
입점업체는 가게 노출·마케팅 효과 누려…'배달비 부담' 호소도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11일부터 구독서비스 '배민클럽'을 정식 도입한다.
업계는 배민의 첫 구독서비스 배민클럽 유료화가 치열한 '구독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배달앱 시장 내 소비자와 배민 입점업체가 어떤 선택을 유도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배민클럽은 무료배달을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배민클럽 가입자가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다건배달)을 시키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집배달(단건배달)로 주문할 때는 무료배달을 받을 수 없지만 대신 배달비 할인이 적용된다.
배민클럽 가입자라면 추가 거리에 따른 배달비도 무료다. 가게가 설정한 최소주문금액만 충족된다면 1인분만 주문해도 무료배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타 쿠폰도 중복해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배민은 앞으로 음식배달 배달비 무료·할인 외에도 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 커머스와 연계 및 타사와 제휴를 추가할 계획이다.
◇소비자 "유료라지만…배달 두 번만 시켜도 이득"
배민은 6월 28일부터 배민클럽 시범운영을 해왔으며 이 기간에는 (사전)가입 고객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사전가입 기간에 가입한 고객은 연말까지 3달 동안 무료 혜택을 추가로 누릴 수 있다.
때문에 당분간 추가 비용 부담이 없는 소비자들은 배민클럽 정식 도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부터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프로모션 가입가'로 월 1900원을 내야하기 때문에 일부 부담을 느꼈다. 배민클럽 정상가는 월 3900원이다.
30대 배민클럽 가입자 한모 씨는 "무료배달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들어가보니 배민클럽 가입하라고 팝업이 떠서 가입했다. 가입비가 없어서 '나중에 해지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눌렀다"라며 "막상 써보니 요즘 배달비가 워낙 비싸서 한달에 몇번만 시켜도 이득이다. (유료화 후에도) 유지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배민은 이같은 전략으로 배민클럽 사전도입기간에도 되레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배민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280만 852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4만2946명) 증가했다.
사전가입을 놓친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을 호소하기도 한다. 직장인 신모 씨는 "어떤 앱이든 다 월 요금을 받다보니 구독비가 쌓이고 쌓여 부담이 커졌다"며 "요즘 워낙 여기저기서 무료배달 혜택이 많아서 다른 앱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울며 겨자 먹기' 입점업체 "배민클럽 뱃지 달려면 가입해야죠"
배민 입점업체들은 배민 앱 내에서 가게노출도를 높이기 위해서 배민클럽 가입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이에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보이콧 조짐도 보인다.
배민에 따르면 배민클럽 가입 가게는 앱 내 배민클럽 전용 카테고리에 노출되는 혜택을 누린다. 또 마케팅 지원 기간 동안은 주문 건당 2000원을 페이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배민클럽은 가게배달(자체배달)과 배민배달(배민1)을 이용하는 입점업체 모두 가입할 수 있는데, 가게배달을 하는 입점업체의 경우 고객의 무료배달 혜택을 가게 사장이 배달팁 할인이라는 방식으로 부담해야 한다. 즉 홍보효과와 비용 지출의 득과 실을 따져 가입해야 하는 셈이다. 배민배달 이용업체는 배민에서 배달팁 할인 비용을 부담한다.
마포구에서 국밥집을 하는 이모씨는 "배민배달 가입 가게에는 뱃지가 붙게 되고 소비자들도 무료배달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배민배달 카테고리에서만 가게를 찾아보기 마련"라며 "네 달 동안은 지원금(마케팅 지원)이 있기 때문에 해보려고는 하는데 보통 배달비가 3000원 이상이기 때문에 최소 1000원 이상은 추가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계산을 해보면 당장 해지하는 게 맞다 싶지만 그쪽(배민클럽)으로 들어오던 매출을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 배달플랫폼 이용으로 부담하는 각종 비용(수수료, 광고비 등)은 매출의 24%에 달했다.
이에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배민클럽' 보이콧에 나섰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달 내로 배달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화가 배민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사전가입기간에는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용자가 빠지지는 않았지만 본격 유료화 이후부터는 추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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