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엔비디아 만든다" 펩리스 스타트업 육성책 시동(종합)

중기부 '팹리스 챌린지' 프로그램…파운드리 시제품 공정 지원
"시스템반도체 키워야…팹리스 스타트업 단계별 맞춤 지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세 번째)과 '2024년 팹리스 챌린지' 선정 기업 대표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파운드리 대기업을 연결하고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팹리스 기업을 글로벌 유니콘으로 만들어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는 매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지만 시스템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6일 중기부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국내 파운드리 기업과 팹리스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팹리스 챌린지' 시상식을 개최했다. 팹리스는 반도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말한다. 파운드리 기업은 팹리스의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한 팹리스 챌린지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유망 팹리스 스타트업과 파운드리가 혁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챌린지 프로그램에는 △아이씨티케이(456010) △퀄리타스반도체(432720) △트루픽셀 △이엠코어텍 △파워엘에스아이 등 5개 기업이 선정됐다.

선정기업은 국내 3대 파운드리사인 삼성전자(005930)와 DB하이텍(000990), SK키파운드리의 시제품 제작 공정을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중기부는 기업당 1억~2억 원의 소요 비용을 제공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열린 '2024년 팹리스 챌린지 시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은 윤석열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팹리스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1%에 머물고 파운드리도 TSMC와 같은 선도기업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강화할 획기적 방안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관계부처가 팹리스 기업을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종합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중기부도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지난해부터 '초격차 스타트업 1000+' 사업을 통해 유망 팹리스를 선발하고 사업화 자금, 연구개발(R&D)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팹리스의 성장 단계를 업력과 기술력으로 △개발기 △성장기 △스케일업 등 3단계로 나눠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발기 스타트업에는 설계 자산 구입을 지원하고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IR 기회를 제공한다. 성장기 스타트업을 위해서는 국내 대기업 등을 매칭해 협업 사업과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반도체 양산과 상용화를 지원하고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등과의 투자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만 참여하던 팹리스 챌린지에는 올해부터 DB하이텍, SK키파운드리도 참여해 국내 모든 파운드리사가 동참하게 됐다.

강석채 삼성전자 부사장은 "메모리반도체 대비 국내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아직 첨단 국가 대비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팹리스 챌린지는 민관이 합쳐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하는 좋은 사례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중소 팹리스를 대상으로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제작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2024년 팹리스 챌린지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2022년 팹리스 챌린지를 통해 인공지능(AI) 칩 시제품을 제작하고 CES 2024에서 3개의 혁신상을 수상한 팹리스 스타트업 딥엑스가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삼성과 협업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올해 말 양산을 시작해 이젠 실제 시장에서 결과를 낼 것이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의 도움과 지원에 글로벌 팹리스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챌린지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파운드리사들을 통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공정 기술을 지원 받아 글로벌로 진출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보안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이정원 아이씨티케이 대표는 "그동안 회사의 기술을 검증 받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팹리스 챌린지를 통해 그 기회를 얻게 돼 고무된다"고 전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