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이 경쟁력"…'소비자 대신 사장님' 잡는 배달앱
요기요 수수료 22% 인하…배민, 배민클럽 식당에 배달비 지원
후발주자 '노크' 업계 최저 수수료 5.9%…광고비·가입비 0원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무료배달을 앞세워 소비자 끌어모으기에 집중했던 국내 주요 배달앱들이 가게(가맹점) 친화 서비스로 방향을 튼 분위기다.
최근 중개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에서 배달서비스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이를 달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본 주문 중개 수수료를 인하했다.
요기요는 이달부터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를 신설하고 자영업자 대상 중개 수수료 9.7%를 적용하고 있다. 앞서 요기요의 주문 중개 수수료는 12.5%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번 인하를 통해 배민과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와 동일한 수준으로 '키맞추기'를 했다.
요기요에 입점한 자영업자는 자유롭게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으며, 매출 성과에 따라 더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경우 주문 중개 수수료는 4.7% 수준이다.
요기요는 본 운영에 앞서 2개월간 요기요 라이트를 시범 운영해 성과를 확인한 바 있다. 요기요 라이트 도입 가게 중 주문 수가 20% 이상 증가한 가게는 32%, 100% 이상 늘어난 곳은 13%다.
요기요는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생태계를 이어가기 위해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요기요는 이외에도 무료 배달 멤버십인 '요기패스X' 대상 가게라면 배달 유형에 상관없이 고객 배달비를 100% 전액 지원하고 있다. 요기요가 가게로부터 배달비를 받지 않는 '가게 배달'의 경우에도 요기요가 배달비를 부담한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자사 무료배달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 적용 범위를 가게배달 식당으로 확대하고 배달비 지원에 나섰다.
배민은 최근 무료배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멤버십 배민클럽을 론칭했는데 기존에는 자체배달(배민1플러스) 가입 식당에만 적용하던 혜택을 9월부터 가게배달 식당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가게배달은 가게에서 별도의 배달원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말하며, 배민클럽 적용 가게배달 식당에는 최대 4개월간 배달비도 지원한다.
상대적으로 시장 진출이 늦은 배달앱 후발주자들 역시 가게 친화 서비스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이기를 시도 중이다.
hy는 6월 배달앱 노크(Knowk)를 론칭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노크는 배민, 요기요와 같은 배달 주문 중개 플랫폼이며 현재는 강서구에 한해 운영하고 있다.
노크는 가맹점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5.8%)을 적용하고 가맹점에 따로 광고비와 가입비도 받지 않는다.
또 가맹점의 홍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유명 인플루언서의 상점 방문 콘텐츠를 제작해 앱을 통해 노출한다.
이처럼 배달앱 업계가 가맹점 친화 전략을 들고 나선 배경은 최근 정부가 나서 배달앱과 가맹점간 '상생'을 압박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가맹점(입점업체)의 합리적인 부담 완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지난달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했다. 현재까지 협의체는 2차 회의를 가졌으며 중개 수수료 부담 완화 등 상생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요기요는 7월 23일 상생협의체 1차 회의에서 '요기요 라이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정식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고, 이달부터 도입해 수수료를 인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업계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앞다투어 소비자 친화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고 무료배달 등으로 가맹점들의 불만은 커져왔다"며 "급기야 정부에서도 수익을 우선하는 배달앱을 질타하며 상생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장기적으로는 수익보다는 동반성장으로 가야한다는 차원에서 (최근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최근 가맹점주들이 높은 수수료 부담을 호소하며 시위를 하는 등 배달앱에 적대적인 분위기가 형성됐었다"며 "그러나 가맹점은 곧 배달앱의 경쟁력이다. 소비자가 '이 앱에는 (입점) 가게가 얼마 없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이탈하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많은 가맹점을 유입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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