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피해 심각하다"…한도 큰 중진공 대출, 하루만에 동나
하루 접수에 1330억 몰려…1000억 초과 소진
1.5억 한도 불과한 소진공 대출은 1500억 이상 남아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공급한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 기업 대상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접수 하루 만에 초과 소진됐다.
타 대출 상품이나 협약 프로그램 이자보다 소폭 저렴하고 대출 한도가 10억 원까지 가능하다는 점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시작한 티메프 미정산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긴급경영안정자금 접수에 지난 11일 오후 6시 기준 총 747건이 신청됐다. 금액으로는 1483억 원 규모다.
이중 중진공 자금에 대한 신청이 395건으로 총 1330억 원을 차지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금은 352건, 153억 원 상당의 접수가 이뤄졌다.
당초 중기부가 중진공 자금으로 투입한 예산은 300억 원 규모였다. 소진공 자금은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1700억 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배정했다.
신청 금액은 중진공 자금으로 몰렸다. 소진공은 소상공인들의 영업 환경을 고려해 주말에도 접수를 진행했지만 중진공은 금요일 하루 동안만 신청을 받았다. 소진공이 3일간 접수한 금액보다 중진공이 하루에 접수한 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높은 금액 한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 금리의 영향으로 중진공 긴급경영안정자금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진공 긴급경영안정자금 금리는 3.4%다. 정책자금 기준금리(변동)에 0.5%p(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소진공 자금 금리는 3.51%로 중진공 자금보다 소폭 높았다.
중진공 자금 금리는 금융당국이 실시하는 협약 프로그램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신용보금기금과 기업은행이 공급하는 3000억 규모의 협약 프로그램 대출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3.9%~4.5% 수준이다. 보증료는 대출 금액에 따라 0.5~1.0%가 적용된다.
기업당 지원 금액도 중진공 자금이 컸다. 소진공은 기업당 최대 1억 5000만 원의 대출을 지원한 반면 중진공은 기업당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접수 건수로 보면 중진공 자금과 소진공 자금에 큰 차이가 있진 않았다"며 "아무래도 중소기업들에 비해 소상공인들의 피해 규모가 작아서 그렇게(몰린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사안이 시급한 만큼 중진공 자금 접수는 마감하지만 접수된 건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접수 금액이 투입 규모보다 1000억 원 이상 많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집계는 피해 기업들의 '신청' 수치인 만큼 심사 과정을 거치며 그 숫자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중진공 자금 신청자 중 일부는 소상공인에 속해 소진공 자금 접수 대상자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청을 받은 후 서류 심사를 할 때 상시 근로자 수 등을 통해 소상공인 해당 여부를 알게 된다"며 "소진공 자금에 여유가 있으니 소상공인의 경우 그쪽으로 신청하면 된다고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용 자금이 남은 소진공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누리집과 전국 77개 지역센터에서 자금 접수를 이어간다. 자금이 소진될 때까지 주말을 포함해 계속해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미정산 피해 중소기업들은 중진공 자금 외에도 기업은행과 신보 협약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전국 99개 신보 지점에서 특례보증을 신청하면 보증심사 후 기업은행에서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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