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만난 티메프 셀러 "정책대출 늦다…무이자·저금리 요청"

국회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업체 긴급 간담회' 개최
피해 업체, 중기부·금융위 등 만나 신속·추가 대책 요구

6일 국회에서 열린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업체 긴급 간담회' 2024.8.6/뉴스1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티몬·위메프에 입점해 대금 정산 지연 피해를 본 판매 업체들이 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피해 업체들은 신속한 정책자금 지원 및 대출 금리 인하 등을 요구했다. 정부 부처들은 해당 내용을 취합해 관계 부처 TF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이정문·오기형 의원 주최로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업체 긴급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피해 업체 관계자 100여 명을 비롯해 중기부·금융위·공정위·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가 참석했다.

피해 업체들은 티메프 사태 발생 이후 돈줄이 막혀 거래처와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정부의 5600억 원 이상 정책자금 지원 발표에도 실제 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금 지급 여력이 없는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예정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래처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정부가 발표한 정책자금 공급이 늦어질 경우 2차, 3차 연쇄 도산이 눈앞에 있다는 우려 섞인 호소였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7일부터 기존 대출 및 보증을 연장하고 정책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으나 현장에 참석한 피해 업체 대부분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정책자금이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 아니라 대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아무리 저금리라고 하더라도 빚으로 빚을 막아야 하는 악순환일 뿐이라는 하소연이었다.

한 피해업체 관계자는 "3.4~3.5%의 금리가 낮은 것은 맞지만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금리는 아니다"며 "가능하다면 무이자나 더 낮은 금리를 이용할 수 있게끔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피해업체 관계자는 "셀러들은 하루하루 자금 때문에 힘들어서 대출에 관심이 많은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출 지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자금 융통이 막히면서 불가피하게 해고해야 했던 직원들과 고용이 불안정한 업체를 위한 고용안정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밖에도 △피해 금액 내에서 신용 조건 상관없는 대출 지원 △대기업 및 택배사 등 협력 대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협조 요청 △피해 금액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현장에서의 즉답은 피했지만 관계 부처 TF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무이자·저금리 정책자금 요구는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검토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또 현재 대출 한도가 피해 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대출 한도를 넘어서는 피해 금액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업체들은 현장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전세사기 특별법'과 같은 '티메프 피해 특별법'을 건의하기도 했다. 다만 의원들은 "피해 금액이나 업체가 정확히 산정돼야 추진할 수 있다"며 즉답은 피했으나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