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제품 43%서 유해물질…"소비자 안전시스템 구축해야"
지난해 中 직구 거래액 3조 원…소비자 불만도 142% 늘어
노경호 교수 "소비자 피해 파악·해결할 범부처 컨트롤타워 필요"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안전 검사 없이 무분별하게 직수입되는 알리·테무 등 중국 유통플랫폼 제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해외직구제품에 대한 '소비자 안전 확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경호 대림대 교수는 6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중국 유통플랫폼 급성장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 전략'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교수에 따르면 최근 해외 직구 거래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직구 거래액(통계청)은 6조 75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중국 직구 거래액은 1년 만에 두배 이상 급증하며 미국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중국 직구 거래액은 3조 2873억 원으로 121% 증가했다. 미국 직구 거래액은 1조 8574억 원이다.
이런 중국 직구 거래액 증가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틱톡 등 중국 유통플랫폼을 이용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와이즈앱이 집계한 알리익스프레스를 사용하는 한국인 수는 올해 2월 기준 818만 명으로 전년 동월(355만 명) 대비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무 이용자는 581만 명, 쉬인 68만 명이다.
알리·테무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유통플랫폼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종합몰 앱 중 사용자가 가장 많은 곳은 쿠팡(3010만 명)이며 2위는 알리익스프레스, 3위 11번가(581만 명), 4위 테무 순이다.
중국 유통플랫폼을 통한 해외 상품의 직접구매(직구)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알리·테무 해외 직구 품목은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직접 물건을 사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식 수입제품과 달리 따로 국내 기관의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는다.
서울시가 올해 4월부터 현재까지 7차례에 걸쳐 중국 온라인 플랫폼 제품 93개 제품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43%(40개) 제품에서 유해성을 확인했다. 일부 제품에서는 기준치의 428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 불만과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국가별 해외직구 상담 현황을 보면 지난해 중국 관련 건수는 886건으로 1위다. 전년과 비교하면 142% 급증했다. 2위 미국(257건)과의 격차도 3배 이상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시, 중국에 본거지를 둔 플랫폼 기업이나 해외 제조·판매사의 위법 해위를 규제할 근거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 교수는 중국 등 해외 직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제품안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범정부 해외플랫폼·판매제품 실태 점검 △자율협약 등 소비자 피해 예방·구제안 마련 △해외직구 정보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 교수는 "해외 플랫폼 사업자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어떤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이제품, 전기용품, 의약품에 대한 정보 관리 등을 점검하고 조사할 (정부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며 "또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물품이나 정보에 대해서는 사전예방 조치로 해외 플랫폼사와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방법도 있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부처별로 해외직구 물품과 관련된 12개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나 정보가 통합 관리되지 않아 소비자 편의성이 부족하다"라며 "관련 정보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제품 안전시스템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서 상담, 신고안내 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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