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자금 대출, 언제 되나요"…도산 위기 티메프 셀러들 눈물

미정산 사태 피해액 2745억 원…업계 "1조 원 넘을 것" 추산
티메프 정부부처 TF, 3차 회의 "이르면 다음주 경안자금 집행"

티몬·위메프 미정산 피해 판매자들이 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앞에서 큐텐 구영배 회장과 목주영 대표, 티몬 류광진 대표, 위메프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고소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8.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어제 직원 5명을 잘랐습니다…장사 유지하려고 빚내서 겨우 생활하고 있어요. 저희 좀 도와주세요"(티메프 피해 입점업체 정주희 씨)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대금을 받지 못한 입점업체들이 정부에 빠른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티메프 피해 입점업체를 위한 5600억 원 규모의 긴급 기금대출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집행 시점이 나오지 않아 애가 타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메프 피해 소상공인 등 셀러(입점업체)들은 함께 모여 구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셀러들은 구영배 큐텐 대표를 고소했다. 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업체 17곳은 이달 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 대상은 구영배 큐텐 대표를 비롯해 목주영 큐텐코리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위메프 류화현 공동대표다. 고소장에는 횡령·배임·사기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국회에서도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울려펴졌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티메프 소상공인 피해 대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감독 소홀을 지적하며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소상공인 A 씨는 "저희 셀러들은 도산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선택은 2가지 중 하나인데 도산할 거냐, 빚쟁이가 될 거냐다. 빨리 방안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같은날 서울 모처에서는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관련 디지털가전 피해 업체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 자리한 한 티몬월드 입점 셀러는 "몇십 년을 일했는데 이젠 부도가 날 것 같다"며 "대신 티메프 사태로 파산한 사람들은 회생 절차를 지원해줘야 한다. 그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티메프 셀러들이 모여 피해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 10여 명은 7월 29일 '티몬 위메프 피해 입점업체 피해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티몬, 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와 관련,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을 불러 긴급 현안질의를 열었다. 2024.7.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티메프에 문구류를 납품해 5000만 원의 피해를 봤다고 밝힌 방기홍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장은 "소비자도 가정 경제의 어려움을 겪는 피해가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생계 수단을 잃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자금 지원 등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대한 빠르게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56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는 7월 29일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결제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자금난을 겪거나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자를 위해 5600억 원 이상의 유동성(대출)을 즉시 공급하겠다고 발표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티메프 관련 관계부처 TF는 2일 "정부는 이번주 발표한 총 5,600억 원+α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며 "이르면 다음주부터 중진공·소진공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보·기은 협약 프로그램의 지원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도 7월 31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 리스트가 확정되면 일주일 내로 (대출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8월 초에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큐텐그룹은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피해자 수를 5만 4167명, 피해액은 9310억 원으로 추산했다. 티몬 미정산액은 6700억 원, 위메프 2610억 원이다.

정부가 추산한 7월 31일 기준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는 2745억 원으로 25일 기준(2134억 원)보다 28% 늘었다. 정부는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가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최근 미정산 사태가 티메프를 넘어 큐텐 산하 계열사로까지 확산하고 있어 입점업체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큐텐그룹 계열사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AK몰은 7월 31일 티메프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대금을 수령하지 못했고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인터파크도서도 같은날 서비스를 일시 중단을 알렸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