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안 갈래요"…여행업계, 성수기 '티메프發 포비아'에 패닉

여행 판매액 미지급 규모 1000억 원 넘어…중소 여행사 도산 위기
성수기·추석 연휴 앞두고 수요 위축 우려…'포인트 지급' 보상안 거론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사옥에 환불 관련 안내문이 붙여 있다. 2024.7.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연중 최대 성수기인 휴가철을 앞두고 발생한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여행업계가 패닉 상태다.

현재 티메프 여행상품 판매액 미지급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대목'인 8월분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규모가 작은 여행사들은 이달 내로 대금을 받지 못하면 도산할 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입점사들은 6~7월분 정산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주기는 최장 75일이며 여행 상품의 경우 익월 정산 기한에 맞춰 정산금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트리플 등 여행사들이 25일까지 미지급 대금을 모두 정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직도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6~7월분 티메프 여행사품 판매액 미지급 규모는 1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성수기인 8월분은 20~30%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 여행사는 도산할 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 여행사들은 상품의 대다수를 티몬이나 위메프 같은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데 일부 여행사는 티메프 비중이 80~90%라고 알려졌다. 이들의 경우 수일 내로 정산금을 받지 못하면 폐업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 News1 임세영 기자

특히 8월 출발 상품은 소비자에게 재결제하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소비자 이탈이 우려된다. 여행업계에 있어 8월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휴가철이다.

아울러 다수 여행사는 일부 출혈을 감수하고 현재 티몬과 위메프가 진행한 프로모션 공급가에 맞춰 재결제를 진행해 주고 있다. 상품 취소를 원하는 경우에는 위약금도 면제해 주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에 결제한 금액은 고객이 스스로 취소 신청을 하도록 안내한다.

교원그룹은 교원투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상품을 재결제한 경우 추후 환불을 받지 못하더라도 이를 포인트로 보상해 주기로 했다. 보상 규모는 8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 투어는 재결제 절차 없이 출발을 보장하고 있다.

여행 수요 위축도 우려 중 하나다. 티몬이나 위메프를 통해 여행을 갔던 고객들이 귀국 티켓 취소나 일정 전면 취소 등의 피해를 본 사례를 보며 여행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긴 연휴가 예정된 9월 추석 연휴 출발 상품에도 일부 피해가 갈 것으로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언제 어디를 통해서 또 티메프 같은 사태를 겪을지 모르다 보니 사태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티켓 구매나 여행 자체를 결정하길 꺼리는 경향도 나타날 것"이라며 "좀 사태가 진정되면 가려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여름휴가는 안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