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뛰어든 중소·벤처…성공 조건은 선택과 집중·합작법인"(종합)
중동 진출 지원 벤처투자사…"현지 문화 이해도 높여야"
오영주 장관 "UAE는 중동 진출 교두보…지원 체계 마련"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성공적인 중동 진출을 위해서는 단순히 진출 기업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선택과 집중'과 '합작법인' 등 다양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중동 진출을 지원하는 벤처투자사들은 중소벤처기업부가 19일 개최한 '한-UAE 중소벤처협력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국빈 방문 시 이뤄진 중기부-UAE 경제부 간 '한-UAE 중소벤처위원회 신설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마련됐다. 중기부는 중동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벤처투자 업계를 만나 기업의 애로와 전략 방향을 청취했다.
행사에 참석한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의 UAE 및 중동 지역 진출 성공을 위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를 통해 중동에서 펀드를 결성한 신유근 슈룩파트너스 대표는 "중동 현지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이 갑자기 늘어 포화 상태라는 반응이 나온다"며 "이 때문에 잘하는 기업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신 대표는 "정부가 TF 등을 만들 때 기업을 잘 선별해서 성공 사례를 집중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필터링이 쉽지 않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해야 할 타이밍이다"고 말했다.
수출 기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동에 진출한 기업들이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외 진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는 "좋은 제품은 정부의 지원이 없어도 팔린다"며 "결국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복잡한 인증 등 현지화 작업이 필요한 기업들인데 이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대표는 "현재 모든 중동 국가는 산업 다각화가 주요 화두"라며 "단순하게 들어와서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우리 기업이 핵심 기술과 부품을 공급하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현지 기업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국가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데는 정부의 도움도 함께 필요하다고 벤처투자 업계는 말했다.
황 대표는 "중동 지역의 많은 LP(민간·기관 투자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부 관계자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중기부도 투자와 관련된 부분, 특히 투자사 간의 네트워킹을 도와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오영주 장관은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며 "모태펀드도 올해 글로벌 펀드 분야에서 공동운용사(Co-GP)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우리 VC와 해외 VC가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동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애로 사항도 나왔다. 공기 살균기 제품을 현지에서 판매하는 에이버츄얼은 자본 투자와 현지 인력 문제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스핀글로벌은 해외 진출 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참여를 당부했다.
오 장관은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계기로 진출 환경이 한층 더 나아진 상황"이라며 "UAE는 중동 진출의 교두보로써 중기부는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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