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더러워" 광장시장 바가지…정부는 "내 관할 아냐" 발뺌만
1만5000원 모둠전에 이어 1만 원 '믹스만두' 논란까지
중량표기는 '아직'…상인 자정 활동에만 기대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지난해 먹거리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광장시장에서 이후로도 비슷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광장시장은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고,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K-푸드'의 체험 최전방으로 평가받는 중이다. 그런 광장시장에서 비위생, 바가지요금, 불친절 등의 논란이 지속되면 한국 전통시장에 대한 이미지 훼손은 물론 국가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통시장을 관할하는 주무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관광 기구 등은 서로 '책임 관할'을 떠넘기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광장시장의 먹거리 '바가지 영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작은 전 10점을 1만 5000원에 판매한 한 노점이 공분을 샀는데 그 이후에도 '바가지'를 당했다는 사례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믹스 만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외국인 친구와 광장시장을 찾은 한 유튜버는 외국어를 사용하며 5000원짜리 고기만두를 주문하자 가게 주인은 "섞으라(믹스)"며 김치만두와 섞인 한 접시를 1만 원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뉴스1>이 직접 광장시장을 찾아 암행취재를 한 결과 비슷한 사례가 발견됐다. 광장시장을 찾은 김 모 씨(29·여)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계속돼 관광객들마저 사라지면 결국 그 피해는 상인들과 우리 내국인들에게 돌아오는 것 아닌가 한다"고 피력했다.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인 만큼 규제 일변도로 접근할 수는 없지만 모니터링 등 일부 자정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그널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정확한 현황 파악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광장시장의 방문객 수조차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나 상인회 차원에서도 공식적인 방문객 통계를 집계하지 않고 있다.
전통시장을 정책 대상으로 삼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개별 시장 단위까지의 통계는 갖고 있지 않다.
광장시장의 잇단 논란과 관련해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상인연합회 차원에서 자정작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달한 상황"이라며 "상인연합회 측에서도 열심히 (자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을 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일부 상인들로 인해 시장 상인들이 힘들어하고 있어 상인연합회에 교육을 요청했다"며 "바가지 물가와 관련해서는 해당 전통시장이 소재한 지자체에서 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광장시장 모둠전 논란 이후 서울시와 종로구는 상인회, 먹거리노점 상우회와 함게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정량표기제'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였다.
메뉴판 가격 옆에 중량이나 수량을 표기하고 시장 대표 먹거리에 대해서는 가게에 견본 모형을 배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뉴스1>이 직접 찾은 광장시장은 논란 당시로부터 반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중량 표기나 견본 모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조병옥 광장전통시장상인총연합회 이사는 "견본 모형은 실효적이지 못하고 중량 표시라는 건 규정에 의해 식육류 등 외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자체적으로 표기할 수 있겠지만 모든 가판이 모두 참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상인회 측은 방문객들이 실물과 동일한 사진을 보고 주문을 할 수 있도록 QR코드 메뉴판을 제작하고 있다. 더불어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해 일부 바가지 영업을 하는 상인들로 인한 피해를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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