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수수료 '눈치싸움' 끝내는 배달의민족…쿠팡이츠 선택은?
배민, 7월부터 신규 입점 점주에 포장주문 수수료 부과
쿠팡이츠 "내년 3월까지 무료…유료화 정해진 바 없어"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배달의민족이 길고 긴 '눈치싸움'을 끝내고 내달부터 신규 입점 점주들에게 포장주문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상생'을 이유로 지난 수년간 포장주문 수수료를 받지 않았던 배민이 결국 수수료 부과라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결정을 내리자 업계는 아직까지 '무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쿠팡이츠의 결정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3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은 자사 '배민포장주문' 상품에 대해 7월 1일부터 중개이용료를 받는다. 배민포장주문은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주문을 하고 주문자가 직접 가게를 방문해 음식을 수령하는 서비스다.
중개이용료는 일반 배달 수수료와 동일한 6.8%다. 7월 1일부터는 이 방법으로 1만 원짜리 음식을 주문받았다면 업주는 68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다만 기존 배민포장주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게와 이달 30일까지 포장 서비스에 신규 가입을 완료하고 이용을 시작한 가게를 대상으로는 내년 3월 31일까지 중개이용료를 면제한다.
◇'유료화 선언' 배달의민족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
배민은 포장주문 역시 배달 서비스와 마찬가지의 '중개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수료를 가지고 '포장주문 활성화 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배민은 2020년 8월 포장주문 서비스 '배민포장주문'을 시작한 이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7차례에 걸쳐 포장주문 중개 이용료 무료 정책을 연장해 온 바 있다.
배민 관계자는 "포장 주문 서비스는 배달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당사 앱을 통해 주문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입점 식당의 매출로 연결되는 서비스로 배달 주문 서비스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개발인력 및 유지관리, 서버 운영 등 비용이 발생한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4년간 업주분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중개이용료 무료 정책을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입점 업주들은 포장 서비스 이용 효과로 △주문 및 결제 관련 인건비 절감 △배달비 부담 없는 매출 확대 기회 △앱 내 추가노출 통한 마케팅 △배달품질 관련 소비자 불만 부담 해소 △픽업 시 소비자 대면 통한 매장 간접홍보(오프라인 매출 확대 기회) 등을 꼽는다.
포장주문 활성화 정책으로는 포장 할인 마케팅 시 고객 할인 비용 50% 페이백 등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배민 관계자는 "입점 업주의 대부분이 이미 포장 서비스에도 가입돼 있어 당장 포장주문 수수료를 내는 신규 업주의 수나 비중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포장주문 중개이용료를 통해 서비스 유지뿐만 아니라 포장주문 서비스 개선 및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기능 고도화 및 편의성 확대, 광고 효과 극대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서비스 시작한 이래로 쭉 무료"
쿠팡이츠는 내년 3월까지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간다. 내년 4월 이후 정책은 정해진 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이후에도 무료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
쿠팡이츠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배달앱 분야 자율규제 일환으로 포장주문 서비스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년까지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2021년 10월 포장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줄곧 관련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당시가 코로나19 시기였고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를 위해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업계에서도 "쿠팡이츠는 서비스 시작이후 입점매장 대상 포장수수료 무료 지원을 지속 제공하고 있다"면서 "포장수수료 유료화는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도 당장 시작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신규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서서히 부과 대상을 늘려가겠다는 식이고 쿠팡이츠는 최근에야 업계 2위 자리에 오른 상태고 아직 배민을 따라가려면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점주 이탈 등) 리스크가 큰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싶다"며 "그래도 배민 결정에 대한 소비자 반응 등을 체크하면서 눈치는 볼 것 같다. 내년 4월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겠다"고 전했다.
한편 요기요는 이미 입점 업체로부터 포장주문 중개 수수료는 받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 수수료와 같은 수준으로 구매 금액의 12.5%를 자영업자로부터 받는다. 단 실제로 배달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소비자는 음식값만 지불하는 구조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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