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장' 덕에 실적 개선한 페인트업계…건설 침체는 '발목'
'원재룟값 안정+고부가 도료 판매 증가'에 실적 선방
신축 감소에 아파트 재도장 물밑 수주 경쟁 치열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페인트 업계가 원재료 가격 안정화와 고부가 산업용 도료 판매 증가에 힘입어 1분기에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전방산업 및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002380)는 1분기 도료부문 영업이익이 546억 원으로 지난해 210억 원 대비 160% 증가했다. 도료부문 매출액은 4191억 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노루페인트(090350)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88억 원과 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9.5%와 31.9% 증가했다. 매출액은 1725억 원으로 2.5% 늘었다.
삼화페인트공업(000390)은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1404억 원과 31억 원을 기록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수익성 견조 흐름은 페인트 주요 원재료(벤젠·톨루엔·자일린 등) 가격이 하락 안정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CC는 △선박용 방오도료 △자동차용 도료 △친환경·고기능성 도료 부문의 공급을 늘리며 신축 건축용 도료 부문 부진을 만회했다.
KCC 관계자는 "해외법인 매출과 선박 도료 매출이 지속 증가하면서 견조한 수익성을 거뒀다"며 "고부가 가치 제품인 친환경 도료와 기능성 도료의 판매량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노루페인트는 아파트 재도장 시장에서 영업을 강화했다. 재도장은 건축물 외벽과 내부, 지하주차장 등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5~10년 주기로 진행한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국내 아파트 재도장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건축용 도료 점유율을 유지했다"며 "최근 리모델링을 포함한 재건축 시장 사업비가 급증하면서 노후화 건물 외관을 새롭게 단장하는 재도장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2B 시장에서는 바이오도료와 리사이클도료 등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화페인트는 2분기 친환경·고기능성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건설경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재도장 및 산업용 도료 시장 점유율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는 페인트 업계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국내 신축 시장은 고금리 및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 얼어붙은 상태다. 대한건설협회 '2024년 3월 국내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은 34조 2212억 원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건축 불황이 길어지면서 건설사 폐업도 이어지고 있다.
페인트 업계는 앞으로 재도장 시장에서의 영업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재도장 성수기인 봄철을 맞아 수주를 따내기 위한 치열한 물밑 영업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침체 영향으로 전반적인 업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주요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 상태로 원가 경쟁력 확보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이 내수 부양책으로 공장 가동률을 높여 원자재 생산을 늘리고 있어 당분간 원재료 가격은 낮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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