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업계 "22대 국회, 중처법 유예 시급…주4일제는 노사 자율해야"(종합)

"중처법 징역은 7년 상한형으로…노동시간 유연화 절실"
"알리·테무·쉬인 대응책 필요…고령화 대비해 기업승계법 제정해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중소기업 입법과제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중소기업계가 이달 30일 개원하는 제22대 국회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유예와 근로시간 유연화 등을 골자로 한 노동개혁을 촉구했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제22대 국회에 바란다, 중소기업 입법과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36회째를 맞은 중소기업 주간의 개막행사 격으로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홍석우 중기중앙회 정책자문위원장(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미옥 한국여성벤처협회장,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동주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직무대행, 배태준 한양대 교수,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새 국회에서는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중처법 적용을 반드시 유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난 국회에서는 여야가 정쟁에 휘말려 민생법안 처리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고 중처법도 (유예) 입법 처리가 안 돼 헌법소원까지 가야 했다"며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중처법 유예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771만 중소기업을 대표해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새 국회가 현재 중처법에 명시된 '1년 이상의 징역형'을 '7년 이하의 상한형'으로 처벌 방식을 개선하고 사업주가 지켜야 할 의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중소기업 입법과제 대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주 52시간제와 주 4일제 등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노동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4월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중소기업 66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회가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하는 중소기업 입법 과제로 응답자의 38.9%가 주 52시간제 적용 유연화 등 근로시간제도 개선을 꼽았다.

김 회장은 "최근에는 주 4일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주 52시간제와 주4일제는 규정을 정해놓는 것은 좋지만 상황에 따라 노사 자율에 맡기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도 "수출 중소기업의 56%, 중소제조업의 28.3%가 주 52시간제로는 납기를 지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산업구조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에 맞춰 근로시간 자율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단위인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과 분기, 반기 또는 연단위로 개선하고 사전 인가인 특별연장근로 요건도 근로자가 동의하면 사후 인가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중소기업 입법과제 대토론회'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최근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발 이커머스 공습에 대비하기 위해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추 본부장은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진출 이후 80.7%의 중소기업은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며 "과도한 광고료와 수수료 부담 애로를 해소하고 중국 이커머스의 불법 행위를 감시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및 독점 규제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저출생, 고령화 등에 대비해 '중소기업 기업승계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세제 혜택, 경영지원 등 체계적인 승계 활동 지원을 통해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동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 직무대행은 "중소기업이 갖는 기술과 무형자산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 또한 소중하다"며 "그런 것들이 지속되고 기업승계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적 기준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중소기업이 존속하면 일자리 보장, 세수 확보 등에 도움이 되지만 기업승계에 대한 국민 시선은 기업가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이 제대로 승계됐을 때의 사례를 연구해 중소기업의 육성·발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면 입법과제도 긍정적으로 통과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