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기업이 후배 스타트업 키운다"…민간 중심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범(종합)
우선 손실 충당·초과 수익 이전 등 인센티브 제공
8000억 규모 조성해 초격차·세컨더리·K글로벌 육성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민간이 중심이 되는 벤처투자 펀드인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가 21개 민간 기업·기관과 함께 출범하며 첫발을 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민간 출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의 성공에 박차를 가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전통 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의 혁신이 조화롭게 이어진다면 경쟁력을 갖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역대 가장 성공한 벤처펀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투자…인센티브 제공해 참여 유도
중기부는 24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21개 민간 출자사와 함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2027년까지 2조 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민간 주도 벤처투자 펀드다.
핵심 출자 분야는 △초격차(딥테크 스타트업 투자) △세컨더리(구주 투자·펀드 LP지분 유동화·M&A 투자) △K-글로벌(한국인 창업가 보유 해외법인 투자) 등 3가지다.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 재정의 출자 비율을 낮추고 대기업·금융권·중소·중견기업 등 민간 자금의 출자 비율을 높였다.
일반적으로 모태펀드 출자사업은 정부 재정을 60% 내외로 출자하지만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정부 재정 30%, 민간 자금 70%(민간 출자자 40%, 벤처캐피탈 추가 모집 30%)로 구성한다.
중기부는 줄어든 정부 출자 규모만큼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우선손실충당 △초과 수익 이전 △동반성장평가 가점 △정부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김봉덕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 벤처정책관은 "민간 자금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펀드 결성액의 10%까지 모태펀드가 손실을 감수하는 우선손실충당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에서 이익이 날 때는 모태펀드가 얻은 수익의 일부를 민간에 제공하는 초과수익이전 및 콜옵션 인센티브도 제공해 민간 투자자의 투자 손실 위험은 줄이고 이익은 크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출자 3000억·정부 출자 2000억…8000억 규모 조성한다
이날 출범한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에는 21개 민간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참여 기업 및 기관은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삼성생명 △삼성화재 △LG유플러스 △한화토탈에너지스 △삼천리 △카카오모빌리티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노란우산공제 △두원중공업 △LF △NPC △종근당홀딩스 △KC △신성델타테크 △마팔하이테코 △신한다이아몬드공업 △비바리퍼블리카 등이다.
특히 한화토탈에너지스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7개 기업은 이번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계기로 벤처펀드에 최초로 참여한다.
펀드 출범 첫해인 올해는 21개 민간 출자자가 3000억 원을 출자한다. 여기에 정부 재정 2000억 원 이상을 더해 총 5000억 원 이상을 민·관이 합동으로 출자한다. 이를 통해 약 8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다음 달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자 사업을 공고하고 6월에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투자사가 나타나 펀드 조성이 완료될 전망이다.
◇벤처투자받아 성장한 선배 기업…"펀드로 후배 기업 지원한다"
출범식에 참여한 민간 기관들은 선배 기업으로서 벤처·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보태겠는 의지를 내비쳤다.
송태도 신성델타테크 사장은 "우리도 30년 전에 아주 작은 회사로 출발해서 지금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는데 (성장을 도와준) 기업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 마음을 갖고 또 다른 스타트업에 출자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벤처투자를 받아 성장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성장 과정에서 벤처펀드의 지원을 굉장히 많이 받아 누구보다 이와 같은 펀드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저희와 같이 사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고 전략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운용할 벤처캐피탈 업계도 성공적인 펀드 운용을 다짐했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가 손실이 발생하면 우리가 낸 세금으로 이를 충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이 나지 않고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벤처투자 시장이 대형사 중심으로 자금이 몰려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는데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가 대형사, 중소형사 모두에게 자금을 공급해 스타트업을 도와줄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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